[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의 만발했던 역사와 인물. 수려함이 길게 길게 뻗어서 내달리는 자연과 지리. 바로 이를 큰 하나의 선율로 삼아 전개된다.컴컴한 터널처럼 깊이 파들어간 상처와 아픔. 그리하여 사방의 빛이 차단된 두려움, 외로움, 그리고 그 속의 차마 그리움. 각자 이 같은 과거가 쟁여진 두 남녀 주인공의 절제된 모습이다.이 책은 서서히 서서히 마그마가 휘돌 듯 끓어올라 마침내 서로에게 절정의 위안과 위무를 내어주는 그 순일한 존중과 사랑. 바로 이를 다른 또 하나의 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수학의 기본 방식을 우리가 매순간 맞닥뜨리는 의견 불일치의 상황에서 더 명확하게 생각하고 억지 논증을 펼치지 않도록 돕는다.더 나아가 정치적 이슈나 매일 벌어지는 사람들 사이의 차별 문제로까지 확장하는 시도를 했다.왜 체중이 자꾸 느는지, 시험 결과가 나쁘면 왜 모두 학생의 탓을 하는지, 두 사람은 왜 이혼하게 되었는지 집안의 설거지 논쟁은 왜 끝이 나지 않는지 등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들을 가지고 수학적 사고 방식을 펼친다.저자는 수학은 오직 수학책에서 숫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도시를 떠나 완전히 섬진강 근처로 이주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지리산이 든든하게 서 있고, 마당에서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15평 남짓의 소박한 집에서 지내며 스스로를 긍정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개인적으로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겪었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다섯 개고, 기사에 악플이 줄줄 달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마다 점점 행복해진다”고 말하는 저자에게, 삶이 괴로워진 후배 세 명이 차례로 찾아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 행복할 수 있는지 묻는 이들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가 말하는 메시지는 간결하다.“마지막 암세포가 아니라, 첫 번째 암세포를 찾아야 한다.” 현재 의료계는 암 세포가 퍼진 상태에서 마지막 암세포를 찾아 그것을 죽이기 위한 치료를 한다.결국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환자의 몸 전체가 고통을 받는, 이른바, ‘치료가 환자를 죽이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이 상황에서 환자들은 여기저기 등장하는 신약들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흔들리고, 종국에 가서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삶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채 생을 마치고 만다.저자는 악성의 세포로 자라나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세계를 뒤흔드는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자체로도 위기지만, 그에 대한 인류의 대처도 또 하나의 위기다.가장 취약한 곳에 놓인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이 가장 많이 죽었고, 아파도 쉬지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콜센터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긴급 행동’을 하지 않으면 4천만 명의 빈곤국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도 선진국들은 가난한 나라에 마스크 수출금지조치를 내리고, 백신이 나오면 자신들이 먼저 쓰겠다는 ‘백신동맹’을 맺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별자리에는 그 하늘을 보던 사람들에 대한 단서가 숨어 있다.문화천문학 전문가인 저자는 별자리에서 기후와 자연환경, 문화와 종교는 물론 천체가 지리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지까지 읽어낸다.이 책에서 저자는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별자리 이야기를 통해 결국 인간의 삶을 바라본다.오늘날 표준 별자리의 기반이 된 그리스 신화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십이지신 이야기, 이름부터 낯선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설화까지. 전 세계의 밤하늘을 여행하는 이 책은 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드넓은 하늘로 안내하는 길잡이별이 될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저자 특유의 리듬감 있는 문체, 솔직한 자기고백, 삶에 대한 통찰력으로 순간순간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또한 답사를 다니며 발견한 곡성의 마을 이야기들을 각 장 끝에 담아 읽는 재미를 더한다.특히 ‘치유 사진 작가’ 임종진 작가가 곡성과 미실란에서 찍은 생명력 가득한 사진은 이 책을 든든하게 뒷받침한다.저자와 농부 이동현은 결과에 만족하기보다 새로운 길을 내어 인생 후반부를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그 길의 모습은 다르되 결국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살리는 곳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이 책은 건강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제목처럼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그러나 욕망은 반드시 비극을 불러온다는 고전의 법칙을 깨고 더욱 불온한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하는 발칙한 작품이다.아이에 대한 집착으로 대리부를 고용해 아내와의 잠자리를 계획한 남편이 있다.아내는 치욕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아이를 너무나 원했기 때문에 남편이 고용한 남자를 순순히 받아들인다.그러나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는다. 아내가 아이보다 남자를 원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우월한 2세의 유전자만을 희망했던 남편이 이제 원하는 것은 아내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중세의 서사시 ‘그레고리우스’를 소재로 한 이 책에는 남매간에 이어 모자간에 행해진 이중의 근친상간, 그리고 참회와 속죄를 통한 구원이라는 무거운 이야기가 저자 특유의 해학적 글쓰기를 통해 형상화되어 있다.저자는 이 작품에서 심각하고 어두운 죄의 이야기를 오히려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나치의 집권과 전쟁으로 인간성을 상실했던 절망의 시대에 저자는 이 작품을 집필하며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죄악과 과오를 저지른 ‘괴물’도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거짓으로 점철된 어른들의 세계를 다룬 매혹적이고 도발적인 성장소설이다.13세 소녀 조반나는 식탁 밑으로 아버지와 친형제같이 지내는 마리아노 아저씨와 어머니의 다리가 뒤엉켜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이를 계기로 어른들의 위선적인 삶에 눈뜬다.거짓으로 위장된 어른들의 세계를 엿본 사춘기 소녀의 방황과 이루어질 수 없는 첫사랑을 향한 뒤틀린 욕망, 첫 경험에 대한 아름다운 환상이 성적인 욕구로 얼룩지는 과정을 그린 강렬한 작품이다.저자는 길들여지지 않은 욕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잔혹한 사춘기 시절을 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7년간 직업군인이었던 저자를 군대에서 쫓겨나게 했던 문제의 작품이다.원제 '수활’, 즉 ‘서우훠’는 '고통 속의 즐거움'을 뜻하는 방언이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도 서우훠마을이다.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조용히 살고 있는 이 마을에 찾아온 관린 류 현장이 마을사람들로 공연단을 조직해 입장료 수입으로 레닌의 유해를 구매해 오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세우며 이야기는 전개된다.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여러 폭력들을 목격한 마을의 정신적 지주인 마오즈 할머니와 의심없이 혁명을 신봉하는 류 현장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언어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사람과 만나 인사를 하고 잡담을 나누는 것부터, 지식을 저장하고 전달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은 크고 작은 언어활동이 쌓여 만들어진다.“나의 관심은 늘 ‘언어와 그 무엇’이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언어 자체에만 몰두하던 연구에서 벗어나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로 이어지도록 지평을 넓혀왔다.이 책은 당대의 언어와 사회를 끊임없이 관찰해온 언어학자가 들려주는 우리의 말과 삶에 대한 성찰이다.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특히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로 여겨지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AI혁명, 융합혁명으로도 불리는 4차 산업혁명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령화혁명이 위치하고 있다.사실, 이러한 빠른 변화 앞에서는 어떤 세대, 어떤 집단이든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과거의 방법과 전략으로는 변화 속에서 살아남아 행복과 성취를 누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손바닥 안의 미래 전략 가이드북’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이 책은 복잡하지 않으며 간단하고 명쾌하다.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켰고, “다양한 측면에서 여성문제에 접근해 들어가서 그 실상을 생생히 폭로”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책은 출간 다음 해 KBS 2TV 수목 미니시리즈로 제작됐다.“사회적으로 불합리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8화로 계획됐던 드라마를 4화 연장하여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방영 중에는 “극단적이며 지나치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심의소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이 책에 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누구나 인생의 빛이 되어줄 사랑을 만나길 갈망한다. 만남에서 희망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인생의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 특히 사랑에 관한 한 늘 자신이 상상하던 대로 이야기가 펼쳐지지는 않는다.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더라도 함께하는 시간이 길게 이어지다보면 어느새 애틋하고 절실했던 감정은 희미해지고, 서로에게 무감각해진 가운데 권태로 이어지게 된다.이 책의 주인공 이자벨은 번역 일을 하는 프랑스의 기혼 여성이고, 샘은 로스쿨 입학을 앞두고 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제1막에서는 수술 중 사망한 주인공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천국에 도착하여 변호사 · 검사 · 판사를 차례로 만난다.제2막은 주인공의 지난 생을 돌이켜보는 절차가 진행되며, 제3막은 다음 생을 결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방금 전 사망한 주인공은 살아 있을 때 판사로 일했는데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자마자 피고인의 처지가 된다.골초였던 그는 폐암에 걸렸고, 인력이 부족한 휴가철 한복판에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소생하지 못한다.그는 이제 심판에 따라 천국에 남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16년 가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으면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이 담긴 USB가 언론사들로 보내진다.뒤늦게 경찰은 사태파악에 나서고, 하 경감은 홀로 사건을 전담하게 된다. USB에 담긴 범인의 목소리에는 강세도, 억양도, 감정에 따른 뉘앙스의 변화도 없다.하 경감은 그런 그를 ‘플라스틱맨’이라 명명하게 되고 그의 협박이 담긴 USB는 이후에도 계속 배달된다. 살인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하 경감은 플라스틱맨과의 연계를 찾으러 현장으로 달려가나 그의 흔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국회에서는 대통령의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우리 시대, 아버지와 아들은 어떤 관계일까? ‘한 마디로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는 말이 정답일 듯하다.이 책의 공동저자인 아버지와 아들도 실제로 3~4개월 시를 쓰면서 함께 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해 여전히 명확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잘 알려진 오륜의 법도에서는 부자유친이 분명하지만, 새삼 부자유별이라고 제목을 바꾸게 된 까닭도 그런 이유이다.코로나19 때문에 일본의 대학에 유학하기로 진로가 정해져 있던 아들이 출국을 하지 못하고 입학 시기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지금 배당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초저금리 기조로 가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배당금이라는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배당 투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에 비해 3배 이상 되는 배당수익률은 누구나 욕심을 내게 만든다. 또 배당 투자는 가장 합리적인 운용방식이기도 하다.일반 주식 투자는 높은 수익률의 월척을 낚기도 하지만, 물고기는커녕 빈손이라는 결과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반면 배당 투자는 배당금이란 안전마진에 더해 자본차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모든 상황에는 그에 맞는 음식이 있다.바로 이 분위기가 ‘영화의 맛’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 잘 만든 영화에는 그에 꼭 맞는 ‘먹는 장면’이 적어도 하나는 나온다.‘황해’에서는 경찰에 며칠째 쫓기던 하정우가 한밤중 빈집에 몰래 들어가 하필 ‘감자’를 쪄먹는다.‘강철비’에서는 남과 북의 ‘철우’가 한 사람은 비빔국수, 다른 한 사람은 잔치국수를 먹는다.누가 뭘 먹을까? 남쪽은 비빔국수, 북쪽은 잔치국수를 먹는다.혹시 이유가 있을까? 영화는 이런 상상력의 산물이고, 이런 설정은 인물과 상황에 대한 이해와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