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백민석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16년 가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으면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이 담긴 USB가 언론사들로 보내진다.
뒤늦게 경찰은 사태파악에 나서고, 하 경감은 홀로 사건을 전담하게 된다. USB에 담긴 범인의 목소리에는 강세도, 억양도, 감정에 따른 뉘앙스의 변화도 없다.
하 경감은 그런 그를 ‘플라스틱맨’이라 명명하게 되고 그의 협박이 담긴 USB는 이후에도 계속 배달된다. 살인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하 경감은 플라스틱맨과의 연계를 찾으러 현장으로 달려가나 그의 흔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국회에서는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3월 10일, 탄핵이 결정되리라는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헌재는 탄핵소추안을 기각한다.
사회는 큰 혼돈에 빠지고, 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은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격렬하게 부딪친다.
촛불집회 현장의 무대 스크린에 누군가 준비해놓은 플라스틱맨의 협박 동영상이 재생되고, 대중 앞에, 웅얼거리는 목소리의 플라스틱맨이 등장한다.
2016년 겨울,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집회, 그러나 현실과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었다는 가정 하에서 우리 사회 깊숙이 내재한 알 수 없는 분노와 원한, 혐오와 무력감을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안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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