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대 상형문자 해독이 취미인 천재 건축가 임호택은 아프리카 튀니지의 복합 리조트타운 설계를 의뢰받고 리비아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하고, 우연히 이집트로 넘겨져 이집트 신화가 기록된 문서 해독을 강요받는다.문서는 작성자인 이집트 왕이 자신은 인간이며 단지 효율적인 통치를 위해 신을 참칭했다는 충격적인 고백으로 시작해, 지동설 등 인류 문명사를 새로 써야 할 만큼 놀라운 내용이 끊임없이 펼쳐진다저자는 이집트 신화를 소재로 인간은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을 만들어 내고, 그 신의 손 안에서 ‘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예리하게 파고들며 독자에게 공감과 연대의 가능성을 선사했던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오늘날 주요한 화두인 부동산 문제를 통해, 하루하루 계층의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현대인의 투명한 분투와 보통의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냈다.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집값, 부동산에 대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시각차, 부모의 직업과 아이들의 교육,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 등으로 선연히 구분되는 사람들의 모습은 애써 감추고 싶을 만큼 불편하지만, 그 속엔 내가 사는 곳이 나를 조금 더 잘 살게 해주었으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는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에 대한 이야기와 고대 그리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디오니소스 숭배 관습을 버무려 가슴이 서늘해지는 한 편의 스릴러를 선보이고 있다.센 강을 지키는 하천경찰대가 익사 직전의 한 여인을 구조한다.옷을 전혀 걸치지 않은 알몸에 손목에 시계와 팔찌를 차고 있다. 여인의 다리에는 담쟁이덩굴로 만든 왕관, 얼룩무늬 모피 문양 문신이 새겨져 있다.질문을 해도 기억을 잃은 상태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하천경비대는 여인을 경찰청 간호실에 입원시킨다.경찰청 간호실 안전 요원이 병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문화심리학을 파고들어 온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인과 일본인을 제대로 알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이 책은 ‘먹방’과 ‘야동’으로 대표되는 두 나라 문화 비교에서 시작해 한국인과 일본인의 성격적 특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담긴 숨은 의미와 심층 심리까지 하나하나 짚어 낸다.또한 각 장 말미에 문화 연구의 기본 원리를 수록해 두 나라 사람들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비슷한 듯 다르지만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는 일본인의 행동과, 한국인이라 오히려 관심을 두지 못했던 한국인의 행동에 숨은 배경을 살피다 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우리는 감각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한다. 평소 감각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기는 할까? 감각은 인간이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를 처음 수용하는 기관이다.그렇기 때문에 감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생각과 기분은 놀랍도록 뒤바뀐다. 감각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는 옥스퍼드대학교 통합감각연구소 소장으로, 20년 넘게 사람들이 어떻게 주변 세계를 인식하는지 연구해온 실험심리학자이다.그는 이 책에서 감각 과학을 통해 알게 된 과학적 지식을 일상에 적용하면, 아주 작은 몇 가지 변화만으로도 더 건강하고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이 된 ‘현대경제신문 2022 신춘문예’ 시상식이 지난 18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아리수빌딩 6층 채그로에서 개최됐다.이번 시상식에는 소설·시 부문 당선자와 함께 조영환 현대경제신문 총괄대표, 심사위원을 맡은 장석주 시인, 김호운 소설가, 백시종 소설가, 정해용 작가, 이정 작가 등이 참석했다.조영환 대표는 축사를 통해 “우선 공정한 심사를 진행해 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하다”며 “본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의 꿈을 이룬 당선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이번 등단을 계기로 더 좋은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2020년 동리문학상과 2021년 세종문화상 예술부문(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백시종 작가의 서른네 번째 장편소설이 출간됐다.백시종 작가는 김동리의 인간 구원과 김유정의 해학, 채만식의 서사성을 겸비한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 책은 저자가 그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우리 역사를 형상화한 장편소설이다.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치른 이 반도의 민둥산에 생애를 바쳐 산림녹화사업을 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엮어내는 시대의 아픔과 애환, 사랑 이야기가 숨 가쁘게 전개된다.때로는 돌바람 동반한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장구한 역사를 돌아보고 파헤치면서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중국 문명을 본원적으로 반성하는 중국 내부로부터의 성찰이 제기됐다.이 책은 ‘후난일보’의 기자인 저자가 20여 년간의 자료 조사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저술한 책이다.중국 대륙에서 2007년 출판될 뻔했다가 정부의 검열로 무산된 이 책은 2009년 홍콩에서 출간되었으며 출간되자마자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뛰어올랐다.그 이유는 이 책이 찬란하고 화려하고 장구한 중국 문명이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명확한 맥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트리니다드와 베네수엘라 등의 국가가 있는 서인도 제도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은 나이폴의 자전적인 소설이다.유년 시절과 작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청년 시절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역사의 현장을 체험한 다양한 ‘내레이터’들을 등장시켜 세계를 보는 시야를 확장한다.미국과 베네수엘라, 영국과 동아프리카 등지에서 제국주의와 혁명, 탈식민주의가 교차하는 상황 속에서 각자의 길을 걷는 ‘역사적 순례자’들의 20세기가 여기 담겼다.이 책은 저자의 또 다른 대표작인 트리니다드 하층민의 생활상을 다룬 연작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책에 소개된 음악들은 주로 아주 쉬운 입문 단계의 곡들이다.어느 장,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순식간에 읽고 덮을 수 있도록 각 챕터가 짧고, 압축적이며 흥미로운 주제의 에피소드들이 풍성하다.특히 책을 읽으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도록 곳곳에 곡 소개와 QR코드를 심어놓았다. 스마트폰 QR스캐너만 살짝 대면 바로 음악이 재생된다.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부터 너무나도 유명한 첼로 소품 ‘자클린의 눈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절절한 사랑을 노래한 오페라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현대경제신문 2022 신춘문예 시상식이 이달 18일 오후 2시 서울 마포 아리수빌딩(마포구 마포대로 4다길 31) 채그로 6층에서 개최된다.이날 시상식에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원미란, 유휘량, 추일범 수상자를 포함해 심사위원 등 30여명만 참석한다.이번 신춘문예 수상자는 단편소설 대상 원미란(고상한 소스의 세계), 시 대상 유휘량(스케치-기린의 생태계), 시 가작 추일범(영양교환)이다.현대경제신문 2022 신춘문예는 시 부문 2,100편, 소설 부문 280편이 응모한 가운데 지난 12월 10일 성황리
메밀은 사고로 앞발 하나를 잃은 어린 고양이였습니다. 한여름 수유동의 4.19 민주묘지 광장 근처에서 구조됐습니다. 발견 당시 앞발은 뭉개져 있고 위생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런 메밀을 식구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보살폈습니다. ‘메밀’은 그 아이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된 후 투표로 정한 이름입니다. 메밀은 같이 사는 여러 고양이 중 가장 많이 먹고 가장 열심히 뛰며 누구보다 건강하게 지냈습니다.두 달 뒤, 메밀이 죽었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추석 연휴였습니다. 아주 잠깐 눈을 뗀 사이 사료 포대를 뜯고 놀다가 올
언젠가, 내 이름을 아무리 발음해도 시인 이름 같지 않았었다.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지금다시 내 이름을 발음했지만, 여전히 시인 같은 이름은 아닌 것 같다.이름을 완성시킨다는 것은 세상에 없겠지만 아직도, 시인 같지는 않고, 여전히, 앞으로도 시인 같지 않을 것이다. 호명되었지만, 어색하기 그지없다. 불완전한 이름을 가지고 태어나서, 무엇으로 완성될지 모르겠다.그리고 나는 늘 속죄하며 살 것이다. 내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늘 속죄하며 살아갈 것이다. 살다보니 나는 많은 이들을 괴롭혔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게한 남자가 있다. 남자의 등에는 짐이 높다랗게 쌓여 있다. 도저히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위태로워 보이지만 남자는 균형을 잃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차가 다니지 않는 숲 속의 나뭇길. 남자는 그렇게 긴 시간을 묵묵히 걷는다. 팔짱을 낀 채 오직 몸과 마음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기를 소망하며, 걷고 또 걷는다. 어느덧 새의 지저귐조차 정적으로 바뀌고 거친 숨소리조차 가라앉았을 때, 이렇게 걷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에 도달하고야만다는 내레이터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흐른다. 곧이어 땀으로 흠뻑 젖은 남자의
세계사의 아슬한 난간을 모든 인류가 함께 붙잡고 있는 상황이 과연 당대의 문학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상상보다 더 끔찍해진 현실이 섬세하고 정치한 질문을 던지는 중이다. 이제까지 그 질문들을 예민한 일부의 사람들만 수용했다면 이번에는 모든 인류가 그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투고작들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변 때문에 시의 행간은 길어지고 시적 경향은 어둡고 다양해졌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주목한 분은 유휘량의 「스케치 – 기린의 생태계」와 추일범의 「영양교환」, 이선락의 「염
문청(文靑) 시절을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맘때쯤이면 숫눈길을 밟듯 설레는 마음으로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소식을 기다렸을 것이다.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25편이었다. 소식을 기다릴 응모자들의 애틋한 마음을 잘 알기에 신성하고 엄중한 마음으로 꼼꼼히 응모작품을 살펴 읽었다.예심을 거쳐 올라온 터라 대체로 작품마다 소재와 구성에서 신인다운 신선함과 탄탄한 문장력이 돋보였다. 다만 넘치는 패기를 절제하는 작가 시선이 부족하여 흠결을 보인 작품이 많아 안타까웠다. 특히 작가로 등단하는 공모전에 응모하는 작품에는 작은 흠결
휴대폰을 주우려고 몸을 숙였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운전기사는 나를 내려주자마자 곧바로 버스를 움직였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아, 소리를 내며 버스 뒷바퀴가 휴대폰 위로 지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간 따악 소리가 비현실적으로 크게 들렸으며 한동안 귓가를 맴돌았다. 예상대로 액정에는 무수히 많은 금이 가 있었다. 휴대폰에 묻은 흙먼지를 대충 털고 껐다 켜보았다. 우우웅 하고 부팅을 시작하나 싶었지만 화면은 밝아지지 않았다. 여행의 시작부터 불운한 일이었다. 고장 난 휴대폰을 가지고 낯선 곳을 찾아가는 일은 난감하기 짝이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현대경제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시 부문 당선작은 인간과 문학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충실히 고뇌하고 답한 작품들이 선정됐다.단편소설 당선작(대상) 1,000만원, 시 당선작(대상) 700만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의 상금을 내걸고 개최된 이번 신춘문예는 시 부문 2,100편, 소설 부문 280편이 응모한 가운데 지난 12월 10일 성황리에 마감했다.국내 문학계를 대표하는 심사위원들의 꼼꼼한 심사를 통해 예심과 본심을 거친 세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등단을 갈망하는 신진작가들의 수많은 응모작 가운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애 책은 머리말과 맺는말, 그리고 세 편의 수기로 구성되어 있다.‘머리말’은 사진 석 장의 이미지를 풀어낸 감각적이고 시적이며 허무주의 분위기가 짙은 글로, 작품 전체를 향한 기대감과 요조의 신변에 관한 불길한 예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첫 번째 수기’에서는 부끄러운 일이 많은 삶을 산 요조가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두 번째 수기’에서는 같은 반 친구 다케이치가 자신의 정체를 폭로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그를 곁에 두려고 애쓰는 요조를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