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백시종(소설가)·김호운(소설가)

심사위원 백시종 소설가(왼쪽), 김호운 소설가
심사위원 백시종 소설가(왼쪽), 김호운 소설가

문청(文靑) 시절을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맘때쯤이면 숫눈길을 밟듯 설레는 마음으로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소식을 기다렸을 것이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25편이었다. 소식을 기다릴 응모자들의 애틋한 마음을 잘 알기에 신성하고 엄중한 마음으로 꼼꼼히 응모작품을 살펴 읽었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터라 대체로 작품마다 소재와 구성에서 신인다운 신선함과 탄탄한 문장력이 돋보였다. 다만 넘치는 패기를 절제하는 작가 시선이 부족하여 흠결을 보인 작품이 많아 안타까웠다. 특히 작가로 등단하는 공모전에 응모하는 작품에는 작은 흠결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된다는 점을 응모자 모두 명심해 주길 바란다. 

본심에 올라온 25편의 작품을 숙독한 결과 비교적 흠결이 적고 소재와 구성에서 독창적인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고상한 소스의 세계」 「내가 아프리카로 갈게」 「사진」 등 세 편을 최종후보작으로 선정하여 두 심사위원이 재숙독한 결과 「고상한 소스의 세계」를 당선작으로 결정하는데 심사위원 모두 의견이 일치했다.

비록 선에 들지는 못했으나 「내가 아프리카로 갈게」와 「사진」은 마지막까지 두 심사위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내가 아프리카로 갈게」는 구성과 소재 및 서사 전개가 돋보였으나 결말 처리에서 아쉬움을 보였고, 「사진」은 근래 보기 드물게 지문(그것도 단 두 문단)만으로 작품을 완결한 독특한 구성으로 심사위원의 관심을 끌었으나 몇 군데 문장에서 결함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계속 정진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고상한 소스의 세계」는 속과 겉이 다르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부조리한 현상을 서사구조로 구성하고 음식 소스를 오브제(objet)로 이용하여 인간 본질(이데아)을 끌어낸 미학적 시선이 훌륭했다. 서사를 이끌어가는 구성과 문장력 또한 나무랄 데 없어 작가로 등단하는데 충분한 실력을 보여준 작품이다.

당선자에게 축하하며 비록 입선하지는 못했지만 모든 응모자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 백시종(소설가) 김호운(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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