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팬덤, '선한 영향력'으로 뭉치다… '팬트리뷰션' 문화 확산
게임사·스타·인플루언서 협력 '나눔의 게임화' 사례 공유

현대경제신문 박명섭 기자 | 최근 국내 게임 및 콘텐츠 업계가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는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일방적인 기부가 아닌, 게임 유저나 크리에이터의 팬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팬트리뷰션(Fan-tribution)' 문화가 핵심이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지난 14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25 플레이 펀앤굿(PLAY FUN&GOOD) 포럼'을 성황리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스마일게이트, 바다 게임즈, 비타콘, 샌드박스 네트워크 등 업계 관계자들이 '희망 스튜디오'와 같은 기부 플랫폼을 중심으로 팬들과 함께 만들어낸 다양한 사회공헌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은 '팬(Fan)'과 '컨트리뷰션(Contribution)'의 합성어인 '팬트리뷰션(Fantribution)'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게임 IP(지식재산권)와 게이머, 팬덤 및 인플루언서 등이 함께 만들어가는 선한 영향력의 실천 사례를 조명했다. 또한 게이머와 팬덤이 즐겁고 보람 있게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정소림 캐스터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는 희망파트너(희망스튜디오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실행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는 게임사, 게임 IP, 인플루언서 등)를 비롯해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 커뮤니티 관계자, 인플루언서, 게이머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유저 친화적 산업에서의 선순환 가치 창출'을 주제로 팬덤과 게임 산업의 상호작용이 갖는 사회·문화적 의미를 제시했다. 정 평론가는 "팬덤은 이제 단순한 소비 주체를 넘어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는 중요한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K-팝 팬덤이 형성한 공동체 기반의 선순환적 기부 문화는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및 콘텐츠 분야의 다양한 연사들이 희망스튜디오와 함께 사회적 임팩트를 확산한 사례를 공유했다.
한재영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메가포트 이사는 '게이머가 팬(Fan)으로 성장하는 사회공헌 모델 구축'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이사는 "'로드나인'은 게임 출시 초기부터 게이머의 참여와 커뮤니티의 힘을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팬덤형 사회공헌 모델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스마일게이트는 MMORPG '로드나인' 유저들과 함께 신라 문화유산 복원 기부 활동을 진행했다. 게임 내에 신라 문화유산 관련 아이템을 구현하고, 이로 발생한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임바다 바다게임즈 대표는 '스피드런(게임 빨리 깨기)' 마라톤 행사를 열어, 인터넷 방송 후원 문화를 자선기부와 직접 연결하는 축제를 예로 들며 "유저들의 열정이 사회공헌의 원동력으로 확장되는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옥성아 비타콘 대표는 '러브온탑'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스타와 팬이 '게임화'된 챌린지에 함께 참여하고, 경쟁을 통해 기부금을 적립하는 '러브온탑' 기부 챌린지를 소개하며 "재미와 참여, 확산이라는 선순환 가치를 창출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창업자 겸 크리에이터 도티는 유명 크리에이터로서 팬덤과의 강력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소외계층 아동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나 디지털 교육 장비 지원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그는 "뉴미디어 채널은 팬덤과 대중의 사회적 기여를 촉진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크리에이터로서 팬들과 함께 선한 영향력을 넓혀 온 경험을 공유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게임 연계 사회공헌 모델의 성과는 최근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12일 열린 시상식에서 희망스튜디오와 협력해 온 희망파트너인 '로드나인' 개발사 엔엑스쓰리게임즈가 사회공헌 우수상을, AI 기반 재활 솔루션 IP 기업 잼잼테라퓨틱스가 굿게임상을 각각 수상했다. 두 기업은 희망스튜디오 플랫폼을 통해 유저 참여형/ 게임 연계 사회공헌 캠페인을 지속 전개해 온 주요 파트너다.

권연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는 "이번 포럼은 게임 IP와 인플루언서의 선행에 공감한 다양한 팬덤이 희망스튜디오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사회적 임팩트를 확산한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앞으로도 팬덤이 재미·공감·보람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플랫폼 기반 협력 모델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