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 완성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실적 호조 불구 대외적 변수 작용할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금융지주

현대경제신문 임이랑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대외적 변수가 존재하지만, 임 회장 연임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는 입장이다. 종합금융그룹 체제와 비은행부문 강화, 경영성과 및 조직안정성, 뚜렷한 경쟁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경영승계규정 및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를 개시했다. 이에 임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회장으로 취임한다.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 체질 변화까지 

지난 2023년 3월 취임한 임 회장은 우리금융을 기존 은행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예컨대 우리금융 숙원이던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며 비은행 부문 강화에 집중,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켰다.

이러한 실적과 체질 개선은 연임 가능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까지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8860억원, 영업이익은 2조9650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은행 부문 실적 비중은 최근 급격히 상승하며 2025년 3분기 기준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약 18%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1년 완전 민영화 이후 최고 수준에 해당된다. 또한 과거 우리금융이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해 2023년까지만 해도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가 6~8%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변화다.

임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 강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동양생명과 ABL생명 같은 보험사 인수와 우리투자증권 출범이 완성되면서, 해당 부문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주요 재무지표 면에서는 매출, 주당순이익, 자기자본이익률(ROE),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모두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개선세를 기록중이다.

지난 2023년 2조6270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은 2024년 3조1710억원으로 20% 이상 상승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약 2조8860억원에 달한다. ROE 역시 지속 상승해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다.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CET1 비율은 2023년 중 11%대에서 최근 12.8%로 상승해 금융당국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성장해 수익 다각화를 실현한 부분도 눈에 뛴다. 특히 2025년 상반기 기준 수수료 수익이 5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비은행 부문의 질적 성장도 두드러진다.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우리금융 실적 변화. (자료=우리은행 /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회장 취임 후 우리금융 실적 변화. (자료=우리은행 / 사진=연합뉴스)

임종룡 회장, 연임 앞에 놓인 '대외적 변수'

이러한 경영성과와 성장성에도 불구, 임 회장 연임에 변수는 존재한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투명성 및 내부통제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장은 국회에서 일부 금융지주 이사회 운영 실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임 회장의 연임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외부 압박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치적 변수도 중대한 리스크로 꼽힌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으로 취임함과 동시에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가 금융위원장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민간 금융지주 회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이에 민영화된 우리금융이 한동안 관치금융 논란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 정권이 교체되면서 금융지주 CEO 임명과 관련된 정부 및 정당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종합적인 대외 상황이 임 회장 연임에 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은 실질적으로 성장했으며, 자본 건전성과 주주환원 정책도 확장됐다는 점에서 연임의 명분은 충분하다"”며 "외부적인 변수를 제외하고 임 회장의 연임은 우리금융 그룹 내 10개 계열사 대표 임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비은행 부문 강화 기조와 조직 안정성 측면을 고려해보면 충분히 연임에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