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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 리베이트 세력에 굴복한 국세청
성현 기자  |  weird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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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1  14: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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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 산업부 차장.

국세청이 주류업계 불법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을 미뤘다. 소비자 가격 인상을 앞세운 기득권 세력에 굴복한 결정이다.

주류업계 불법 리베이트는 주류 생산업체와 도매업체들이 제품 구입 대가로 소매업체에 제공하는 금품을 말한다.

주류대출이란 이름의 변종 리베이트도 있다. 주류 도매상이나 제조사 등이 1·2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자영업자·창업자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주류대출이다.

이런 리베이트는 업계에 만연해 있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식당과 술집은 물론이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들도 이런 리베이트를 공공연히 받아왔다.

리베이트 지원 규모는 공급가의 10∼20%에서 많게는 40%나 됐다.

명백한 시장 교란이다. 하지만 기존 국세청 고시는 리베이트를 주는 쪽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었고 그마저도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행태는 그동안 계속 이어져 왔다.

국세청은 이런 허점을 보완해 리베이트를 주는 쪽 뿐만 아니라 받는 쪽도 처벌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하고 5월 말 이를 행정예고했다.

이 행정예고가 나오자 주류 생산업체와 도매업체들은 쌍수를 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국주류도매업중앙회는 지난달 19일 내놓은 성명에서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수많은 문제점을 양산해 온 리베이트 관련 문제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건전한 시장질서가 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주류산업협회도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주류시장이 불법 리베이트 경쟁이 아닌 맛과 품질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개정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등은 언론 등을 통해 쌍벌제 도입을 반대해왔다. 창업이 힘들어지고 소매업체 부담이 증가해 결국 소비자 가격이 올라간다는 게 이들의 논리였다.

소매업체들이 영세하고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논리는 사회 정의와는 맞지 않다. 시대를 역행하는 주장이다. 기득권을 놓치기 싫어 불법을 옹호하는 적폐세력과 다름없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런 세력에 무릎을 꿇었다.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번복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이건 아니다.

절대 다수의 유권자는 식당·술집 사장님이 아니다. 소비자다. 뭉치지 않는 다수의 유권자를 버리고 결속력 있는 소수집단을 택한 고도의 전략일지 모르나 선거는 국민을 위한 것이지 여당과 사장님을 위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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