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승인·브랜드 사용·노조 반발 등이 변수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정부의 대주주 변경 승인과 브랜드 사용 문제 등이 남아있어 속단하기 이른 측면도 존재한다.

1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채권단 대표인)KDB산업은행에 컨소시엄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 왔으나 산업은행은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난 17일 최종 통지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러한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절차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며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다만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금호그룹은 “소송에 대해 여러 가지를 검토했다”며 “금융권을 상대로 한 소송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보유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은 42.01%(6천636만8천844주)다.

채권단은 지난달 14일 중국의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와 지분 매각 본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가격은 9천549억원이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 지분 매각 시 본계약 체결 금액과 같은 금액으로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다만 채권단은 박 회장이 다른 업체와 함께 금호타이어를 공동인수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금호그룹은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까지 열어가며 공동 인수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구체적이고 타당한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함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더블스타에 인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정부의 대주주 변경 승인 여부와 금호 브랜드 사용권, 노조의 반발이 대표적이다.

금호타이어는 국군에 트럭과 전투기용 타이어를 납품하는 방산업체다. 방산업체는 방위사업법에 의해 인수·합병으로 경영권의 변화가 있을 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대주주 변경으로 방위산업물자의 생산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를 검토하게 된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들이 고용 승계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여 정부 승인 단계에서 매각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 사용의 경우 소유권이 금호그룹(금호산업)에 있는 만큼 금호타이어가 지금의 사명을 더 이상 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에 브랜드 사용과 차입금 상환 등에 대해 입장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협의가 되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매각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본력과 기술력, 글로벌 경영능력이 낮은 중국업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과도한 인수부채로 재부실화의 우려를 받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금호그룹도 재입찰을 주장하고 있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에게는 컨소시엄을 허용하고 우선매수권자인 금호아시아나에게는 허용하지 않았다”며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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