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릴리 등 경쟁사 보다 개발 뒤처져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성이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지 6년여가 지났지만 핵심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개발은 경쟁사에 비해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조만간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를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다.

트룩시마는 혈액암과 류마티스관절염, 면역반응억제 등에 사용되는 항암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다. 리툭산은 지난해 매출 73억달러(약 8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셀트리온이 이번에 트룩시마의 국내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서 또다시 밀리게 됐다.

삼성은 다국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힘을 합쳐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프로젝트명 ‘SAIT101’과 리툭산 효능을 비교하는 임상 1상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 2012년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포기한지 4년만이다. 그 사이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으며 지난해 중순에는 임상 3상도 끝냈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국내 판매허가로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허쥬마에 이은 세 번째 퍼스트 항암제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게 됐다”며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효·안전성에서 동등성을 인정받은 트룩시마를 국내 환자들에게 조기에 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미국 출시도 경쟁사에 비해 늦은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8월 미국 FDA에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SB9’의 신약 승인을 신청했다.

란투스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11조원의 매출을 올린 당뇨병치료제다. SB9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을 맡았으며 MSD가 임상부터 허가에서 판매까지 담당한다.

삼성의 SB9 미국 판매 신청은 릴리에 비해 늦은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가 이미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를 받은 탓이다.

특히 란투스의 개발사인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지난 9월 SB9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협력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미국 출시가 지연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일라이릴리도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기 전 특허소송을 당해 1년 동안 법정공방을 벌인 바 있다.

삼성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후발주자다. 레미케이드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지난 2013년 유럽에 진출했으며 현재 3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5월에야 EMA 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9월 영국에 제품을 출시했다. 또 미국에서는 아직 허가 신청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셀트리온은 최근 법적분쟁을 해결하고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우창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경쟁사 대비 시장 진입은 한발 늦었지만 풍부한 자금과 빠른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진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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