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현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선임돼 새로운 삼성의 본격 개막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내이사(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날 주총에서 외국인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주주들은 만장일치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승인했다.

심의에 앞서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사회는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많은 주주가 동의 의사를 밝혀 원안대로 통과시키도록 하겠다. 박수로써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퇴진한 이후 8년6개월 만에 삼성 오너일가의 구성원으로서 등기이사직을 맡은 이 부회장은 이제 책임경영이라는 의무를 지게 됐다. 주총 소집과 대표이사 선임, 자산 처분과 양도, 투자계획 집행, 법인 이전설치 등 회사의 중대 사항을 결정하는 동시에 이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도 따른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삼성전자 경영전략담당 상무,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부사장·사장을 거쳐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04년부터 2008년 사이에 삼성과 소니의 합작법인 S-LCD 등기이사로 등재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이탈리아 자동차그룹 피아트 지주사인 엑소르(EXOR) S.p.A 사외이사 등도 겸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의 사내 이사직 사임함에 따라, 부회장과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IM부문장) 등 4명으로 사내이사직을 꾸리게 됐다.

경영 전반에 나서는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우선 과제는 우선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의 수습이다. 떨어진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인데, 현재 진행 중인 노트7의 환불·교환 조치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것과 발화 원인의 규명 등이 최우선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래형 먹거리 사업 발굴과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상명하복식 업무 관행, 수직적 조직 체계 등 조직 문화의 개선도 이 부회장에게 닥친 당면과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7을 보면서 이제 삼성전자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로 올라서는 변곡점에 서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천문학적 손실을 보긴 했지만 혁신의 시도 속에 나온 실패란 점에서 조직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고 넘어갈지 구성원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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