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기대가치 변화… “간편하지만 제대로 된 한끼 추구”

2010년~2013년 국내 간편대용식 제품군별 시장 추이. 단위는 백만원. <자료=닐슨코리아>
2010년~2013년 국내 간편대용식 제품군별 시장 추이. 단위는 백만원. <자료=닐슨코리아>

[현대경제신문 최홍기 기자] “직접 요리할 시간도 없고 시간에 쫓기다보니 간단한 대용식을 애용하고 있어요”

직장인 2년차인 김광열씨(남·27세)는 혼자 자취를 하면서 요리를 직접 해먹기가 굉장히 성가셨다.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여러모로 불편했던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바쁜 사회생활까지 겹치면서 초반에 곧잘 해먹던 집밥도 해먹기가 꺼려졌다.

김 씨는 “라면 등은 영양면에서 부실해 간편하면서도 한끼 식사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을 찾고 있다”며 “요즘 내주변에서도 대용식을 구매해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이와같이 가정집 주방에서 칼과 도마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로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영양을 고루 갖춘 집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국내 HMR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2012년 전후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이전까지는 1세대 HMR로 분류되는 라면과 2세대 제품군에 해당하는 레토르트 제품(3분 요리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는 것.

하지만 당시에는 국내 식문화를 반영한 제품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일상식을 대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HMR 제품을 경험하는 빈도 수 자체가 많지 않아 HMR이 본래 의미인 ‘대용식’이 아니라 ‘별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2~3년 간 식품업계와 유통업계가 인구구조의 변화를 감지하고 경쟁적으로 다양한 HMR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다.

‘밥’이나 ‘국, 찌개’를 바탕으로 한 끼 식사로 대체할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는가 하면 편의점 PB(자체 브랜드)를 비롯한 도시락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됐다.

늘어난 1~2인 가구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이런 제품들 덕분에 HMR에 대한 소비자 경험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14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간편식 가공식품과 프리미엄 가공식품 구입경험은 2013년 기준으로 각각 72.6%, 56.8%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최근 ‘3세대 HMR’ 로 불리우는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3세대 HMR은 기존 제품에 비해 보다 고급화, 다양화된 것이 특징이다.

원재료 영양면에서 보다 개선된 제품, 전문 쉐프가 개발에 참여한 제품 등 품질이 향상된 ‘프리미엄 HMR’이 등장한 것.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HMR에서 기대하는 가치도 과거에는 한끼를 '빠르게 때우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간편하지만 '제대로 된 한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기업이 반영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프리미엄’은 HMR 시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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