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력 활용해 글로벌 게임허브 조성 서둘러야”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중국이 국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영향력의 확대를 위기이자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사무국장은 14일 본지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국내 게임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게임업계에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밝혔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국내 게임 개발사로서는 중국 자본은 기회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너무 기대면 종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게임사는 중국 시장의 성장에 주목해 수출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3게임백서’를 보면, 국내 게임산업의 국가별 수출에서 중국은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국가별 수출비중에서 중국은 2012년 38.6%, 2013년 33.4%를 기록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동남아 등 중국 외의 지역으로 수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 비중은 여전히 높다.

중국은 국내 게임산업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중국은 국내 게임산업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세를 볼 때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시장을 통해 성장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중국 게임사 킹넷의 왕위에(王悅)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게임 유저는 5억명,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50% 성장한 200억 위안(약3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350억 위안(약6조1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업체의 중국 진출은 기존의 흥행 게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하는 방식이 활발하다. 웹젠(대표 김태영)이 ‘뮤’ IP를 통한 성공 사례가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더 뜨겁다. 웹젠은 지난 7일 ‘뮤 오리진’ 개발자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뮤’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해 중국에서 출시된 모바일게임 ‘전민기적’을 통해 분기별 20억~25억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웹젠에 이어 여타 게임사도 중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은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대형 게임사를 통해 자사의 게임을 중국 시장에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게임업체는 중국에 진출할 때 텐센트 등 대형 게임사를 퍼블리셔로 두고 있다.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려면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받아야 한다. 대형업체를 통해야 판호를 받을 때 4~5개월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게임사와 중국 대형 게임사의 협업은 활발하다.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진출만큼 중국 게임사의 국내 진출도 활발하다. 중국의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Tencent)는 국내 업체의 지분을 연이어 인수하거나 국내 업체와 제휴를 통해 국내 게임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텐센트 외에도 중국 대형 게임사들은 국내 게임사의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와이디온라인은 자사의 지분이 중국 나인유, 광우화하 등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시했다. 국내 게임사에 대한 중국 업체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다.

게임업계는 중국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면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김성곤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우수 인력을 잘 활용해 국내 게임시장을 글로벌 게임허브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는 중국의 ‘판호’처럼 국내 게임산업을 위한 보호장벽을 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사무관은 “중국 ‘판호’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우리나라는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라 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제한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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