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영 산업부 기자
이금영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타를 맞은 멀티플렉스에 모기업의 수혈이 계속되고 있다.

CJ CGV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총 5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약은 9월 초 이뤄진다.

CJ CGV의 대주주인 CJ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600억원가량 참여한다. 또 이와 별도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CJ의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 출자할 계획이다.

현물출자 가액은 법원인가를 통해 확정되며 현재 회계법인의 평가액은 약 4500억원이다.

롯데컬처웍스도 지난 21일 해외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이번 채무보증액은 512억원으로 롯데컬처웍스의 자기자본(1306억원) 대비 39.22%다. 채권자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KEB하나은행이며, 보증받은 회사는 롯데시네마 베트남 법인이다.

메가박스중앙도 이미 지난해 말 중앙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총 340억원을 받았다. 중앙홀딩스 100억원, 중앙프라퍼티 130억원, 콘텐트리중앙이 110억원을 각각 지원했다.

이러한 자금 지원은 결국 멀티플렉스들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CJ CGV와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각각 816%, 3474%, 1137%에 이른다.

이는 코로나 시기 극장 관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결국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아야만 재정난이 해소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미 많은 관객은 영화 티켓 가격 인상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부상으로 극장에서 관람해야 하는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를 구분하고 있다.

특별관의 효과를 즐길 수 있는 할리우드 대작이나 팬층이 두터운 애니메이션 영화, 한국영화 대작을 제외한 영화들은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영화 관객 수와 매출 점유율이 20% 아래로 주저앉을 정도다.

TDI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10~60대 남녀 1000명) 중 62.9%가 영화관 이용의 단점으로 비싼 영화 관람료를 꼽았다.

이런 와중에 관객 수 조작 사건이 터졌다.

영진위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통해 영화별 관객 수와 매출을 집계하고 박스오피스를 관리하는데, 멀티플렉스들이 전산망에 전송되는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다.

영화 관람료가 비싸서 극장을 찾지 않고 극장은 관객이 들지 않자 관객 수를 조작하는 악순환이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극장 관객이 늘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영화 관람료 인하다. 가파르게 오른 물가가 부담스럽겠지만 지금 움직여야 한다. 코로나 시기에 OTT에 익숙해진 영화 팬들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올 수 있는 때는 지금뿐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게 자연스럽고 부담스럽지 않게 해야 한다. 수익은 관객들에게 예전의 습관을 찾아 준 뒤에 챙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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