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유복한 농장주의 외동딸인 에마 보바리는 감상적이고 예민한 면모를 지닌 인물로 시골에서의 조용한 생활을 권태로워한다.

로맨틱한 연인, 영원한 사랑, 성의 안주인처럼 고급스러운 삶을 꿈꾸며 지루한 하루하루를 이어가던 에마는 어느 날 아버지의 다친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의사 샤를 보바리를 만나 결혼한다.

에마는 이제껏 읽어온 수많은 문학작품에서 묘사된 사랑과 도취, 열정, 희열을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이 결혼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진정한 사랑과 자유를 맛보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에마는 곧 다른 남자들과 인연을 맺고 사랑에 푹 빠져 밀회를 이어간다.

거짓말이 늘어가고 몸치장과 사치스러운 생활에 드는 돈도 불어나면서 빚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여간다.

끝없이 파도에 휩쓸리며 파멸을 향해 가는 이러한 에마의 삶은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시대를 막론하고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 통속적 줄거리로만은 요약되지 않는 인간 심리의 총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권태로워하고, 사랑하고, 절망하는 한 인간의 삶에 대한 이 한 편의 위대한 심리적 전기는 이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꿈이나 환상을 살고자 하는 성향을 뜻하는 ‘보바리슴’이라는 고유명사를 탄생시키며 그 보편성을 다시금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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