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투자회사 분사
11번가, 투자회사 소속으로
SK스토아는 SKT에 남아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SK텔레콤이 사업회사-투자회사로 나눠지면서 11번가와 SK스토아의 대주주가 엇갈리게 됐다.

SK텔레콤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SK텔레콤(존속회사)과 SKT신설투자(가칭, 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는 각각 AI·디지털 인프라 사업과 반도체·ICT 투자 영역에서 성장을 가속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온전히 재평가 받고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번 분사로 그동안 SK텔레콤 자회사로 함께 있던 11번가와 SK스토아는 서로 다른 대주주를 두게 됐다. SK스토아는 존속회사에 남는 반면 11번가는 신설회사의 자회사로 소속을 옮기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상장이 추진된다. SK텔레콤은 11번가가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2018년부터 꾸준히 이 회사를 상장시키겠다고 발표해왔다.

2018년에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유영상 당시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이 “ADT캡스, 11번가 등 자회사는 3년에서 5년 내에 상장을 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브로드밴드와 11번가, ADT캡스, 원스토어 등의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고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DT캡스, 웨이브, 11번가, SK브로드밴드까지 IPO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1번가 분사 당시 5천억원을 투자한 2대주주 나일홀딩스가 2023년 안으로 상장하길 바라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지난해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과 손을 잡기도 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아마존과 지분 참여약정까지 체결했다. 아마존이 11번가의 IPO 등 사업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이 역시 상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시 11번가는 “아마존과 함께 국내 고객들에게 독보적인 구매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적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고 올해 1분기도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 8억원 가량 적다.

반면 SK텔레콤 존속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SK스토아는 최근 들어 흑자를 보고 있다.

SK스토아는 2018년만 해도 영업손실 172억원으로 창사 이후 한번도 흑자를 보지 못했으나 2019년에는 4억원 흑자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207억원을 올렸다.

신세계TV쇼핑(256억원)에 이은 T커머스업계 2위 기록이었다. 매출은 2천686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48.8% 증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 줄었다.

SK스토아는 또 클라우드나 실시간 고객 매출 분석 등 최첨단 IT 기술을 사용하고 데이터홈쇼핑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 등과도 사업 연관성이 짙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스토아와 11번가의 대주주는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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