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3시38분 지병으로 별세
신라면·안성탕면·새우깡 등 개발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농심 창업주인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사진)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농심은 “신 회장이 이날 오전 3시 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1930년 12월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에서 태어났다. 부친 신진수 공과 모친 김필순 여사의 5남 5녀중 셋째 아들이다.

1958년 대학교 졸업 후 일본에서 성공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을 도와 제과사업을 시작했으나 1963년부터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했다.

신 회장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되던 일본에서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의 브랜드 철학은 확고했다. 반드시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해야 하며 제품의 이름은 특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명쾌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적인 맛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라면쟁이, 스낵쟁이라 부르며 직원들에게도 장인정신을 주문하곤 했다.

안성공장 설립 때도 신 회장의 고집은 드러난다.

신 회장은 국물맛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선진국의 관련 제조설비를 검토하되, 한국적인 맛을 구현할 수 있도록 턴키방식의 일괄 도입을 반대했다. 선진 설비지만 서양인에게 적합하도록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농심이 축적해 온 노하우가 잘 구현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주문한 것이다.

그는 브랜드 전문가로도 이름높다. 유기그릇으로 유명한 지역명에 제사상에 오르는 탕을 합성한 안성탕면이나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조합한 짜파게티, 어린 딸의 발음에서 영감을 얻은 새우깡 등 농심의 역대 히트작품에는 신 회장의 천재성이 반영돼 있다.

신 회장의 대표작은 역시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1991년부터 국민라면으로 등극했고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 여사와 자녀인 신현주(농심기획 부회장)·동원(농심 부회장)·동윤(율촌화학 부회장)·동익(메가마트 부회장)·윤경(아모레퍼시픽 서경배회장 부인)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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