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38거래일간 12.4조원 순매도
2월 들어 연기금 비판 국민청원 4건

38거래일간 연기금의 매도 폭탄으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
38거래일간 연기금의 매도 폭탄으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연기금의 주식자산 비중 축소에 따른 매도 폭탄으로 국내증시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국민들이 낸 연금과 기금으로 조성된 연기금이 지수상승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22일까지 38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12조4천89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전 연기금 연속 순매도 기록은 12년 전 2009년(8월 3일~9월 9일)의 28거래일이었다.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자산 중 국내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목표 비율을 2016년 20%에서 지난해 17.3%까지 낮췄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 13.0% 등으로 자산별로 목표 비중을 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주식 비율이 19.6%로 목표치를 이미 초과한데 이어 올해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면서 수익 비율이 더 높아졌다.

반면, 해외주식 비중은 2016년 13.1%에서 지난해 22.3%까지 늘렸고, 대체투자 비중 역시 2016년 11.5%에서 지난해 13.0%까지 늘렸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주가 상승에 피해를 주고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이달에만 국민연금 매도에 분노한 청원 글이 4개나 올라 왔다.

청원인들은 “기관들의 투자심리를 억제하고 개인들만 물량을 소화하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증권가업계에선 연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가능한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었을 땐 대량 매수에 나서 지수 반등을 이끌어야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추세면 연기금의 순매도 금액은 작년보다 2배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매도와 외국인의 중립적 행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만의 힘으로 지수를 올리기 힘들다"며 "높아진 지수를 소화하는 시간도 필요해 당분간 조정기간을 거친 후에나 추가 상승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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