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피오나 모즐리 지음

 
 

[현대경제신문=안효경 기자]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거나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숲속에 손수 집을 짓고 사냥과 채집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사회적 규범 바깥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가족처럼 이 소설 역시 하나의 범주로 분류되는 것을 철저히 거부한다.

이 책은 거칠지만 단단한 유대감으로 결속된 어느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혼란과 갈등 속에서 세상의 무정함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십대 아이들의 성장소설이자,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불합리한 소유권 개념과 사회 경제적 약자가 처한 현실을 꼬집는 사회소설이자 폭력과 긴장감으로 충만한 고딕소설이며, 결국에는 문명과 자연, 선과 악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일종의 우화이다.

무엇보다 육체적, 자연적 힘의 극단을 형상화한 듯한 주인공 아버지와 자본주의적 권력의 극단을 상징하는 지주의 대립을 통해 드러나는 신화적이고 우화적인 특질은, 이 이야기를 시간의 테두리 너머에 위치시키며 작품에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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