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장정희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천부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비극적인 생을 살다 간 조선 중기 시인 이옥봉의 이야기이다.

조선 시대 대표적 여성 시인인 허난설헌, 황진이, 이옥봉. 그들은 모두 주옥같은 시를 남겼지만, 정작 그들의 내밀한 사적 생애의 자취는 하나같이 안개 저편에 흐릿하게 가려졌다.

그중에서도 이옥봉은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여성이다.

가혹한 가부장제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이옥봉의 천부적 재능은 차라리 저주받은 축복이자 형벌이다.

서녀로 태어나 소실의 신분으로 살아야 했던 이옥봉은 결국 자신이 쓴 한 편의 시로 인하여 사랑하는 남편에게서조차 버림받은 채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여염에 갇힌 채 위로는 조상을 받들고 아래로는 후사를 이으며 차별과 억압을 견뎌야 했던 500년 전 여인들의 삶과 온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에 온점을 찍듯 눌러쓴 시가 수록됐다.

수백 년 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옥봉의 생애가 소설의 옷을 입고 저자의 손끝에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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