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반트와 MOU 체결, 2억 달러 투자해 신약 개발
내년 임상 돌입, 난치료 치료 획기적 전기 될 듯

3일 장동현 SK 사장(오른쪽)과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 로이반트 사이언스 사장이 SK와 로이반트 사이언스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사는 함께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측면의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사진=SK>
3일 장동현 SK 사장(오른쪽)과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 로이반트 사이언스 사장이 SK와 로이반트 사이언스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협약식을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사는 함께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측면의 협력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사진=SK>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SK가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Roivant Sciences)와 항암제와 면역·신경질환 등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SK는 혁신 바이오 기업으로 각광받는 로이반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약 2천200억원(2억달러)을 투자해 표적 단백질 분해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한국 기업이 미국의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SK가 최초다.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는 질병 원인인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분해하는 것으로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신약 개발 방식을 완전히 뒤엎는 방식이다.

기존 약 대비 월등한 효능을 자랑하며 내성 문제도 없어 상업화에 성공할 시 기존 난치병 치료 수준을 크게 향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반트는 미국의 선도기업 중 유일하게 AI 플랫폼을 갖추고 현재 6개의 질병 단백질에 대해 AI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신약을 개발 중이다. 독보적인 디지털 경쟁력을 기반으로 빠른 상업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SK는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수많은 단백질에 대한 방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연구를 위한 AI 플랫폼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는 현재 항암과 면역·신경계 질환 중심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며 “이 중 항암 분해 신약은 뛰어난 약효와 안전성이 검증돼 내년 임상 진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SK는 기존 바이오제약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로이반트가 가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결합해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 시장에서 글로벌 선도 입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중추신경계 신약 전문기업인 SK바이오팜과의 시너지를 통해 신약 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업화 이후에는 미국과 유럽, 한국에 생산 기반을 갖춘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동현 SK 사장은 “자사가 로이반트와 구축한 단백질 분해 신약 플랫폼은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과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글로벌 바이오 제약 시장에 더 큰 혁신을 만들도록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 로이반트 사장도 “양사의 유망 신약 개발을 통해 수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한 혁신 신약 플랫폼 구축에 양사가 함께하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며 “SK와 장기적인 비전을 함께 공유하며 파트너십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유전자 가위 기술과 AI 신약개발 플랫폼, 항체의약품 개발 등 글로벌 선도 바이오벤처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며 로이반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서 중요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은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 등으로 시장 잠재력이 높아 글로벌 제약사들도 경쟁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질병 원인 단백질 중 20%~30%만 신약으로 개발되는 한계가 있으나 분해 방식은 어떤 단백질이든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도 표적 단백질 분해 신약에 대해 높은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1세대 선도 기업들은 임상 진입 전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아비나스(Arvinas)와 카이메라(Kymera), C4, 누릭스(Nurix) 등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조 7천억원에 달한다. 화이자(Pfizer), 바이엘(Bayer), 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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