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손보협에 김광수·정지원 선임
생보협회장에 정치인 출신 정희수 내정
거래소 차기 이사장에 손병두 부위원장 유력

▲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 정지원 신임 손해보험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내정자(왼쪽부터). <사진=각사>
▲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 정지원 신임 손해보험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내정자(왼쪽부터). <사진=각사>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관료 출신 인사들이 차기 금융협회장으로 줄줄이 선임되면서 관피아·정피아 논란이 일고 있다.

관피아·정피아란 관료·정치인과 마이파의 합성어로 정관계 출신 인사들이 영향력 있는 자리를 독식하며 마피아처럼 거대한 세력을 구축하는 것을 비판하는 말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3대 금융협회인 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차기 회장 인선에서 관료 출신이 선출되거나 내정됐다.

은행연합회장으로 관료 출신이 선임된 것은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김광수 회장은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구속 기속됐으나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지난 2018년 4월부터는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임했다.

신임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된 정지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행시 27회 출신이다.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감독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상임위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역임했다.

차기 생보협회장으로 내정된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은 정치인 출신이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19대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2017년에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고 2018년 말부터는 보험연수원장을 맡고 있다.

금융업계의 또 다른 수장자리인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에 경제관료 출신인 손병두 전 금융위부원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며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지난 23일 이사장 지원자들의 서류심사를 진행해 최종 면접 대상자 3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가운데 손 전 부위원장이 포함돼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거래소 지부장은 “추천위가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추천한 게 거의 확실해졌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