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3분기 사상최대 실적 달성
순이익 중 브로커리지 수수료 비중 40%
“내년 타사 고객 모시기 경쟁 치열 전망”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최대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에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증권사 최대실적 달성에 한몫했다. 3분기 증권사 실적 중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비중이 40%를 차지하면서 과거와 달라진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개인투자자들을 더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는 물론 차별화된 유튜브 채널 서비스를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편집자주]

증권사들이 3분기 최대실적으로 함박웃음을 짓고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현대경제신문>
증권사들이 3분기 최대실적으로 함박웃음을 짓고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현대경제신문>

증권사 역대급 실적에 함박웃음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격히 침체됐던 국내증시를 끌어올린 이른바 '동학 개미'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키움증권은 3분기 3천555억원의 영업이익과 2천6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314.4%와 295.1% 증가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NH투자증권은 역대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3천537억원과 순이익 2천396억원을 공시했다. 1년 전보다 각각 201.3%와 197%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3천169억원의 영업이익과 2천33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던 2018년 1분기(영업이익 1천800억원, 순이익 1천325억원)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KB증권(영업이익 2천326억원), 신한금융투자(1천525억원), 하나금융투자 (1천373억원), 현대차증권(544억원)도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증권사들이 최대실적을 낸 배경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국내시장에 유입돼 활발하게 거래를 하면서 리테일 수익이 대폭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6천48억원으로 전분기(21조7천790억원) 대비 26.7% 증가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221.5% 늘었다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5월 말 10조9천억원에서 9월에는 18조원까지 육박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역대급' 자금이 몰린 것도 한몫 했다.

지난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의 청약증거금이 30조원 넘게 몰렸고, 9월에는 카카오게임즈가 60조원이 넘는 돈을 끌어 모았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개인의 높은 주식 투자 관심과 거래대금 급등의 배경은 저금리 고착화 및 유동성 공급이 크게 증가한 것과 사모펀드 관련 사고 등으로 타 투자상품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것이 이유다"며 "정부 규제의 방향이 주식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고, 증권사 모바일 및 디지털 인프라 발전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실적 중 브로커리지 비중 40%

증권사들이 올 3분기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국내 증권사 6곳(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키움증권)의 위탁매매수수료(브로커리지) 비중이 당기순이익 기준 평균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곳(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키움증권)중 브로커리지 비중이 가장 큰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브로커리지 비중이 무려 54%에 달한다. 3분기 키움증권에 가입된 신규계좌는 90만 계좌, 올해 1~3분기 개설된 신규계좌는 240만 계좌다. 고객 예탁자산과 활동계좌 증가가 리테일 부문 수익에 기여했다.

이어 KB증권 42% 삼성증권 41.97% 미래에셋대우 39.6%, 한국투자증권 35.6%, NH투자증권 30%를 차지했다.

과거 IB(투자은행) 부문 비중 확대 등 수익 구조 다각화에 집중해 온 대형 증권사들도 3분기 실적 호조의 핵심은 리테일이었다.

또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진출한 서학개미들 덕분에 해외 주식수수료도 짭짤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해외주식을 대신 매매해주고 받는 수수료 수익은 1분기 988억원에서 2분기 1천246억원, 3분기 1천724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위탁매매 수수료 누적 수익 역시 3천9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250억원) 보다 215% 늘어났다.

올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은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을 낸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총 1천39억원을 벌었다. 이어 삼성증권 869억원, 키움증권 474억원 순이다.

증권사들의 리테일 기반 이익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의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대주주 과세 요건이 현행대로 유지되고, 증시가 활기를 이어갈 분위기라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정부의 부동산 PF 규제 등으로 IB 영업이 어려워진 반면 주식매매 급증으로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수익이 다시 증권사의 실적을 견인하는데 주효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참여가 이뤄진다면 사상최대실적을 다시금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유투브 구독자수 10만명을 달성했다.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이 유투브 구독자수 10만명을 달성했다. <사진=삼성증권>

증권사, 이벤트 유튜브 통해 고객 유치 치열

증권사들은 실적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추가 고객유치를 위한 각종 이벤트와 유튜브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동학개미들이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독학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를 기반으로 혜택이 많은 증권사에 신규가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증권가에서도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한 마케팅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타 증권사에 보유한 국내외 상장 주식이나 ETF(상장지수펀드)를 온라인 주식거래서비스인 크레온 계좌로 옮기고 거래하면 최대 3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하는 '주식 크레온 이사 이벤트'를 다음달 4일까지 진행한다.

하이투자증권은 다음달 24일까지 영업점 신규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현금과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하이투자증권 각 영업점에서 최초로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 또는 법인 고객 선착순 500명에게 소액의 현금을 지급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신규 온라인(비대면)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5만원 투자지원금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다음달 31일까지 신규로 온라인(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 전원에게는 1만원 투자지원금이 제공되며, 계좌 개설 당월에 국내주식을 300만원 이상 거래(매도, 매수 포함)하면 4만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이벤트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한 시청각 자료 경쟁도 치열하다.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는 증권사 채널 최초로 구독자 수 10만명을 돌파했다.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주린이를 위한 실전투자 따라 하기`, `ETF로 부자 되는 투자의장-이부장`등이 있다. 다양한 투자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증권은 유튜브를 통해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다양한 종목 및 산업, 시황 등에 대해 동영상 리포트와 라이브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언택트 연금학교’와 ‘글로벌 유망종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수는 10만5천명이다.

키움증권도 초보 투자자를 위한 ‘주린이의 주식 이야기’,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사용법’, ‘해외주식투자 미주알GO주알’, ‘서상영의 투자전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서상영의 투자전략’은 국내 시장의 흐름과 전망을 이야기해 투자자들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콘텐츠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수는 약 9만8천명이다.

이처럼 주식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던 주린이들이 증권사 유튜브를 통해 주식 이해도를 높이고, 쉽게 접하지 못 한 정보를 습득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정확한 정보 습득을 위해 증권사 유튜브를 많이 시청하고 있다”며 “충분한 정보 습득 후 가장 좋은 조건의 증권사를 찾아 신규가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신규고객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에 내년에는 타 증권사 고객 모시기 이벤트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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