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필터 마스크를 국산으로 속여
판매용마스크를 직원들이 몰래 사기도
중소기업 지원한다며 새벽시간에 방송
공영홈쇼핑은 소상공인에 수수료 받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홈쇼핑업체들이 중국산 필터를 쓴 마스크를 국산으로 속여 팔고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드러났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받은 자료방심위는 지난 8월 CJ오쇼핑플러스와 GS샵,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플러스샵, 롯데홈쇼핑, 롯데원TV, K쇼핑, SK스토아, 쇼핑엔티, W쇼핑 등 10개 홈쇼핑사업자에 권고조치를 내렸다.

중국산 MB(Meltblown) 필터를 사용한 1회용 마스크를 판매하면서 국내 생산 상품이라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는 이유였다. MB필터는 마스크 내부 필터로 쓰이는 핵심 원자재로 비말 차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 10개사는 중국산 MB필터를 쓴 마스크를 팔아 9억3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순으로 보면 현대홈쇼핑이 2억9천300만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롯데홈쇼핑(2억1천300만원), CJ오쇼핑플러스(1억2천200만원)가 뒤를 이었다.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특히 제품명을 각각 ‘캐치온 프리미엄 국내생산 3중구조 1회용 마스크’, ‘(국내생산)3중 구조 ○○○의 마음편한 일회용 마스크’로 표시하며 국내생산 제품이라고 알렸다.

홍 의원은 “다른 상품도 아니고 방역필수품인 마스크로 소비자를 오인케 해서 이익을 취하는 판매행위는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영홈쇼핑은 쇼호스트와 방송PD 등 내부직원 9명이 회사 윤리강령을 위반해 마스크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공영홈쇼핑에게 제출받은 ‘마스크 관련 특정감사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6일 밝혔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3월 KF94 마스크 100만개를 마진 없이 1천원에 판매했다.

사재기를 막기 위해 사전 공지 없는 긴급 편성으로 방송하고 모바일 주문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소비자를 위해 생방송 시간대 전화 주문만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인터넷 맘카페 등을 통해 공영쇼핑의 마스크 판매 편성시간, PD, 진행자, 판매회사 이름 등의 정보가 퍼지면서 내부 방송편성정보 유출 등 부정행위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공영홈쇼핑은 ‘마스크 임직원 구매 및 편성정보 유출 의혹’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 마스크 판매방송에서 프리랜서 쇼호스트와 방송PD를 비롯해 내부 직원 9명이 마스크를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본인과 배우자의 ID 등을 이용해 본인의 집주소로 주문하는 방식으로 마스크를 구매했다고 구자근 의원은 설명했다.

구 의원은 “사회적 재난 예방을 위한 대국민 마스크 공급 지원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과 내부 임직원(친인척 포함) 구매자제에도 불구하고 내부 정보 등을 이용해 직원들이 구입한 것은 회사 윤리강령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과의 상생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이 중소기업유통센터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TV홈쇼핑 4사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MOU를 체결하고 매년 40개(방송사당 10개)의 중소기업제품을 무료 방송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무료방송의 개수는 2017년 29건, 2018년 22건, 2019년 33건, 올해 7건 등 96건에 그쳤다. 협약에 따라 연간 10개의 제품을 방송한 채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무료방송의 방송시간대에도 문제가 있었다. 홈쇼핑 4사는 지난 3년간 96건의 무료방송을 내보냈지만 대부분 매출이 가장 낮은 시간대인 평일 오전 1~11시에 송출했다.

주말방송은 전무했고 대부분의 방송이 평일에 방영됐다.

특히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지난 3년간 무료방송한 22개, 29개의 중소기업 제품을 모두 새벽에 송출했다.

CJ오쇼핑은 2개의 제품을 제외하고 20개 제품을 오전 5시30분에 송출한 것이 조사됐다.

공영홈쇼핑은 또 민간 홈쇼핑업체보다 소상공인 지원에 인색하다는 부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공영홈쇼핑은 40개 소상공인 제품을 입점시키고 지원금 6억원을 받았고 판매수수료로 1억7천500만원도 수령했다”며 “하지만 CJ오쇼핑과 GS홈쇼핑 등 민간업체는 소상공인들에 입점지원비와 판매수수료를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공영홈쇼핑이 모범은 보이지 못할망정 오히려 민간업체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에 말로만 외치는 상생이 아닌 진정으로 소상공인에 공감하는 공영홈쇼핑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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