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공장 원료설비에 348억 투자
수요증가·코로나19에 원료 부족
위탁생산 시장은 진입장벽 높아
2024년 시장 규모 36조원 전망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에스티팜이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oligonucleotide)의 생산설비를 추가 증설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급증에 대비한 것이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 생산 설비를 증설한다고 7일 공시했다.

이번 증설에는 348억원이 투자된다. 에스티팜의 자기자본(3천36억원)의 11.47%에 이른다.

에스티팜은 투자 목적에 대해 “글로벌제약사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 원료(API) 생산을 위한 공동 사용 설비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반월공장 올리고 생산동 3~4층의 40% 공간을 활용해 설비를 추가 증설하는 것”이라며 “투자금액에 토지 취득비용과 건물 건설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보유 현금을 사용하고 해당 고객사와의 공동투자 형태로 진행해 자사의 자금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에스티팜은 지난 8월에도 반월공장 올리고동 3~4층의 약 60% 공간에 대한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한 바 있다. 800kg(1.8mol) 규모의 생산라인을 추가해 생산량을 1천600kg(1.6t)으로 두 배 늘리기 위함이다.

현재 에스티팜은 반월공장에서 750kg, 시화공장에서 50kg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에스티팜의 생산설비 증설은 리보핵산(RiboNucleic Acid·RNA) 원료 공급 부족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리고핵산 신약 API 의약품의 위탁생산(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CMO)은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진입 장벽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RNA 원료는 소수의 희귀질환 적응증(치료 범위)에만 사용됐으나 최근 만성질환치료제로 확장되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만성질환으로 타깃으로 하는 RNA 치료제의 출시가 예정돼 있다.

올해 말 상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지혈증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은 타깃 환자 수가 5천만명으로 1천만명에게 투여하려면 약 6t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노바티스도 심혈관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안티센스 올리고치료제 ‘TQJ230’의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2024년 전후로는 동맥경화증과 B형간염,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분야 올리고핵산치료제의 연이은 상업화가 전망된다.

또 일부 코로나19 백신에 들어가는 아쥬반트(CpG 면역증강제)에도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가 사용된다. 매년 6억~12억개의 아쥬반트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1.8~3.6t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가 필요할 것으로 에스티팜은 예상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 등에 따르면 핵산치료제 시장은 2024년 36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개발 영역이 확대되면서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수요량도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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