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그룹, 구체적 협력관계 구축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진명갑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 단독 회동을 가졌다. 재계를 대표하는 두 그룹 오너 회동 후 재계에선 미래 모빌리티 중심 사업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이재용 부회장이 현대·기아차의 남양기술연구소를 방문, 정의선 부회장과 미래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경영진은 이날 남양기술연구소를 둘러보고 자율주행 차량과 수소 전기차량을 시승했다.

양사 경영진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robotics) 등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남양기술연구소 방문은 지난 5월 정의선 부회장의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당시 재계에선 국내 1·2위 그룹 수장 간 단독 회동이 지난 2001년 이건희-정몽구 회장 만남 후 20여 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재용-정의선 연속 회동 배경으로는 전기·수소차로 대표되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있어 양사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7년 독일 대표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자동차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를 첫 출시 전장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양산 전기차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고용량 배터리 개발에도 총력을 기우리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 및 전기·수소차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누적 보급 및 수소 충전소 450기 설치, 사업용 수소차 연료보조금 제도 단계적 도입 계획 등을 밝혔다는 점에서 사업 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이와 관련 정의선 부회장은 “2025년에 전기차를 100만대를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재계에선 양사 협력에 따라 삼성전자로서는 국내 기업과 협력관계 구축을 통한 안정적인 시장 확보가, 현대차로서도 배터리 및 전장장비 공급망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크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계 협력관계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단, 일각에선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간 연속 회동이 즉각적인 사업 협력 및 확대로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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