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규제지역 지정 불구 급등
‘대구·부산’ 정비사업 기대감 높아
‘울산’ 외부거래량 급증 후 폭등
‘광주’ 투자수요 감소 오름폭 주춤

[현대경제신문 박은영 기자]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주요 지방 광역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책이 나오고 한 달이 지난 7월 2주차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집값 상승폭이 전주 대비 0.01%p(포인트) 축소된 반면,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5대 광역시 상승폭은 0.03%포인트 확대됐다. 각 지역별 개발 호재에 더해 정부 규제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 지방으로 수요 분산이 이들 지역 집값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까지 지방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광주의 경우 올해들어 투자수요가 급감, 가격 또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월 전매제한 규제 회피를 위한 막차 수요가 이들 지역 집값에 충격파를 전해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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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따라가는 ‘대전’, 규제 불구 집값 오름세

수도권과 인접해 있으며 세종시 수요 영향도 받는 대전은 6·17 부동산 대책 당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음에도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을 기준 대전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사이 0.11% 상승했다. 전주(0.09%) 대비 0.02%포인트 상승으로, 전월 마지막 주(0.05%)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전 집값은 서구와 중구 위주로 오름세가 이어졌는데, 이들 지역은 6·17 대책에 따라 동구·유성구·대덕구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지난 5월 7억5천만원에 계약됐던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102.48㎡ 전용은 지난달 9억원에 거래되며 한 달 사이 1억5천만원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대전 중구 선화동 현대아파트 162.31㎡ 전용은 이달 2억5천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4월 실거래가 1억8천만원 대비 7천만원 올랐다.

대전 둔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대전은 전매제한 막차수요로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7·10 부동산 보완책에 대한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지금 같은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보장이 없기에 하반기 매매가 변동을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호재, ‘대구·부산’ 상승세 이어져

대구와 부산 역시 6·17 대책 발표 후로도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데, 이들 지역의 경우 지속적인 정비사업 진행에 따른 개발호재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구는 6·17 대책 발표 후 2주 동안 아파트 매매가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서대구 역세권 개발 호재가 있는 서구와 수성구를 위주로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 수성구는 재건축 추진단지가 많은 지산과 재개발이 예정된 파동과 중동 위주로 매매가가 빠르게 올랐다.

서구 평리 푸르지오 2단지 82㎡전용은 지난달 3억9천500만원에 거래되며 전월 거래가(3억5천만원) 대비 4천500만원이 올랐고 같은 기간 수성구 파동 수성못코오롱하늘채 109.81㎡전용은 4억4천300만원에 계약이 체결, 전월 거래가(4억1천만원) 대비 3천300만원 상승했다.

부산에서는 진구 아파트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진구 범전동 골든뷰센트럴파크 118.81㎡ 전용은 지난달 7억5천만원에 계약됐다. 해당 전용은 지난 4월부터 빠르게 가격이 올랐다. 지난 4월 5억6천500만원, 5월 6억7천만원에 거래되다 지난 6월 7억원을 기록했다. 두 달 사이에 매매가가 1억8천500만원 상승했다.

진구는 수영구, 해운대구, 동래구 등 지역에 비해 저평가 지역이었음에도 철도차량정비단 이전 등 개발호재로 최근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아파트 가격이 빠른 오름세를 보이며 일각에선 해당 지역에 대한 조정 대상 포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가 전국을 대상으로 점차 강화되는 모습으로 대구와 부산 등이 규제지적 지정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아파트 가격 하락과 거래량 급감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정비사업 속도내자 외지인 투자 늘어난 ‘울산’

울산은 도시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남구와 학군수요가 있는 신정, 옥동 위주로 매매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남구B-16 등 8개 구역 재개발, 남구C-03등 3개 구역 재건축이 진행 중인 남구에서 외부인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며 집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지난 1분기동안 2천96건의 외지인 아파트 거래가 있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837건) 대비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 중 남구 외지인 거래가 1천155건으로 남구 전체 아파트 거래량의 30%를 차지했다.

외지인 거래 증가와 함께 남구 주택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남구 야음동 야임동동부아파트 105㎡ 전용은 지난달 2억5천25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 3억1천만원으로 한 달 사이 5천750만원이 올랐다.

삼산동 삼산푸르지오 단지 106.82㎡전용 또한 지난 4월 3억3천만원을 시작으로, 5월 3억5천500만원, 6월 3억7천만원 거래되는 등 집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소재 공인중개사는 “남구지역 개발 기대감이 집값에 영향을 주고 이에 눈치보기식으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뒀다”며 “다만, 이례적인 지역 내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고분양가 관리, 조정대상 등 부동산규제 적용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수요 급감 ‘광주’, 오름폭 전국 두 번째 낮아

지난해까지 이른바 ‘대대광’(대전, 대구, 광주)의 한축을 담당하며 지방 집값 상승을 이끌어 온 광주는 3월 말 이후 11주 연속 상승폭 하락을 기록 하는 등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매매가 하락도 나타났다.

이달 1주차 가격 상승폭이 0.01%포인트로 상승 전환했으나, 전국 평균(0.15%)을 밑돌뿐 아니라 제주(-0.05%)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광주 남구 노대동 송화마을 휴먼시아 6단지 136.90㎡전용은 지난 5월 전월 실거래가(3억9천800만원) 대비 1억3천200만원 높은 5억3천만원에 거래됐으나 6월 들어 4억9천만원에 거래되며 다시 가격을 낮췄다.

광주 집값 오름세가 주춤한 것 관련 업계에선 투자수요 감소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역 내부에선 관망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추가 공급 확대 시 공급이 수요를 추월 가격 하락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서히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한다”며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빠지면서 가격도 이전에 비해 안정화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7월 공급 확대, 2차 가격 파동 예고

지방 광역시 집값이 전반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7월 대규모 공급 일정이 잡혀 있어 그에 따른 가격 변동 전망도 나온다.

지방 5대 광역시에는 아파트 7월 중 1만3천35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전년 동기(8천120가구) 대비 64.6% 많은 수준으로, 8월 전매제한 실시에 따른 막차 분양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대구 일반 분양물량이 8천341가구로 가장 많다. 달성 파크 푸르지오 힐스테이트(1천501가구) 1천11가구, 신천동 동신천연합 재건축 더샵 디어엘로(1천190가구) 760가구, 해링턴플레이스동대구(1천265가구) 740가구, 오페라 스위첸 854가구 등이다.

부산에서는 4천379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대연 푸르지오클라센트(1천57가구) 592가구에 더해, 거제2동 재개발 레이티카운티(4천470가구)에서 2천759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울산에서는 태화강유보라팰라티움(455가구) 122가구, 더샵 번영센트로(632가구) 311가구 등이 분양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전과 투자 수요 자체가 줄어든 광주에선 7월 분양 계획이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매제한 확대 시행으로 지방 광역시 분양시장은 가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라며 “입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곳은 미분양 단지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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