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년새 기계류 수출단가 최대 15% 올라…경쟁력·수익 악화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기계류, 철강제품의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엔화 약세가 우리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쟁관계인 이들 3개 주요 수출품목의 경쟁력과 수익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기계류, 철강 등의 수출 부진에는 엔저의 영향이 어느 정도 파급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작년까지는 엔저가 한국의 수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전제 “추후 엔화 약세 기조가 더욱 심화되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2012년 9월부터 작년 10월까지 1년간 한·일 양국의 주요 품목의 수출단가를 비교한 결과, 국산 기계류는 일본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15% 단가가 올랐다. 자동차의 경우 8%, 철강제품은 약 5%로 국산 제품의 수출단가가 올라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량분석 결과에서는 원·엔 환율이 기존보다 1% 하락할 때 국산 자동차 수출은 0.26% 감소하고 철강은 0.27%, 기계류는 0.16%씩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한은은 엔저 기조가 고착화되면 국내기업의 수출경쟁력에 구조적인 변화를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취약업종의 경우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일본 기업이 그동안 쌓은 수익을 바탕으로 단가 인하에 나서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업계 모니터링에서도 (자동차/기계/철강 등)해당 3개 품목군의 수익성 악화 등이 우려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고서는 2012년 9월 이후를 포함해 1995년 이래 3차의 엔저 시기에도 불구, 전체 수출물량은 증가해 엔저 기조가 국내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국산제품의 비가격 경쟁력이 향상되고 해외생산이 확대되는 등 한·일간 수출 경쟁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해 원·엔 환율이 미치는 영향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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