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투기세력 개입 가능성 심증 있으나 증거 못 찾아"... 증권업계도 '주의' 당부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현대경제신문 이승용 기자] 삼성중공업우선주(이하 삼중우) 주가가 최근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역대 최장기간 상한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중우의 이런 특이한 행보는 2015년 6월 증시 가격제한폭이 30%로 확대된 이후 처음이다. 

삼중우는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2주 넘게 상한가를 기록했다. 단기급등에 따른 이유로 매매거래정지를 당한 9일과 12일을 제외하면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이다. 지난 1일 5만4천500원이던 주가는 17일(종가기준) 74만원4천원까지 폭등하며 1천265%(13.7배)나 뛰었다. 최근 급등 사유로 인해 18일에는 또 거래가 중지됐다. 

삼중우의 최근 상한가 행진에 앞서 최장기간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지난 2017년 3월 1일부터 14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선박투자펀드 코리아02호다. 이때도 805원이던 주가가 950.9% 급등해 8천460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리아02호는 현재 상장폐지(상폐)를 당한 상태로 시가총액이 작고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투기세력의 놀이터로 변질돼 거래소가 상폐를 결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률이 더 높아 순환매 장세에서 매수세가 집중되는 현상이 있다. 

그러나 삼중우의 상승폭은 지난 2일 이후 기준으로 보통주에 비해 110배가 넘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도 사상 초유의 삼중우 상한가 행진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7일 '투자유의안내'를 발동해 증시 불안정기에 급등락 현상이 두드러지는 우선주를 대상으로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거래소는 “특정종목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해 물량을 확보하고 고가매수호가를 반복적으로 제출해 시세를 견인하거나 주식 사전매집 후 허위·과장성 풍문을 유포해 주가를 상승시킨 뒤 고점에서 매도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6월 이후 우선주 주가상승률 상위 20종목의 주가상승률이 보통주의 10배 이상으로 주가괴리율이 918%에 달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고 경고했다.

한국거래소는 2013년, 2018년에도 우선주에 대해 투자 주의를 요구한 바 있다.

금융당국과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삼중우의 비이상적인 주가 상승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리아02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삼성중공업우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투기세력들이 개입했을 것으로 심증은 가지만 정확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주요국들이 시장에 자금을 많이 푸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기대와 우려가 반반인 상태다”며 “시장에 자금이 많이 풀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던 주요종목보다는 저평가됐던 업종으로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근 우선주들이 더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볼 때 삼중우 같은 경우 단기간에 너무 올라 작전세력이 개입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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