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늘리고 LCC도 눈독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SK그룹의 적극적인 해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바이오업체 지분 인수에 이어 글로벌 LCC(저비용항공사) 투자 검토 소식도 들려온다. 정유·통신 중심의 현 사업구조에서 탈피를 위한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 행보로 풀이된다.

8일 업계 따르면 SK가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LCC 에어아시아에 대한 지분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에어아시아에서는 SK 측에 지분 10%를 3억3천만링깃(약 930억원)에 인수해 달라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SK는 항공업 직접 진출보다 이와 연계한 디지털 플랫폼 확장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도 파악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SK는 베트남 제약사 ‘이멕스팜’ 주식 1천233만 주(24.9%)를 약 350억원에 매입하며 이 회사 1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이멕스팜은 지난해 베트남 제약업계 매출 5위에 오른 기업으로 백신 개발에 강점이 가진 회사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싱가포르 바이오 벤처기업인 허밍버드바이오사이언스에 8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허밍버드는 다국적 제약사 출신 전문가들이 모여 지난 2015년 설립한 유망 벤처 바이오사로 미국 휴스턴에 임상개발센터를 두고 있으며 항체신약 개발의 핵심 요소인 최적의 항체 발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동남아 지역에 대한 SK그룹 투자는 SK동남아투자법인이 총괄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SK 지주사인 SK㈜를 필두로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 E&S·SK하이닉스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으며, 지난해 베트남 시가총액 1·2위인 빈그룹과 마산그룹에 각각 10억 달러 4억7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SK그룹의 동남아 투자 확대에 대해선 ‘동남아 인사이더’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가 바이오 포함 다방면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국내에서 이미 진행 중인 SK그룹의 탈(脫)정유·탈(脫)통신 노력의 일환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SK는 사업 영역이 국내로 한정된 정유와 통신업을 넘어 글로벌 진출을 모색해 왔으며 하이닉스 인수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며 “그룹 차원에서 동남아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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