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봄/ 매들린 밀러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이 책은 서양 문학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마녀, 키르케에 주목한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마법에 능한 마녀의 대명사로 간주되어 왔다.

지중해 외딴 섬인 ‘아이아이에’에 살며 커다란 베틀로 천을 짜거나, 마법을 부려 사람들을 사자나 늑대로 변신시키는 존재. 영웅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들고, 1년 동안 그의 발목을 붙잡는 존재다.

저자는 키르케의 모든 상징물에서도 서사를 발굴한다. 작은 단서로 어떻게 기나긴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와 동기가 있기 마련이며, 그저 단편적으로 묘사된 키르케의 상징물에 ‘왜’라는 질문을, 그냥 마녀라서 포악했을 것이라는 추측말고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던 키르케의 행동에도 ‘왜’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리고 키르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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