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놓고 양측 이견 차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유지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가 합작으로 추진하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무산됐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 판매 문제를 놓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서로의 이견이 커지면서 합작법인 설립 추진이 중단된 것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는 전날 오후 금융위원회를 찾아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철회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 삼성화재는 작년 9월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예비 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 카카오페이가 경영권을 보유하고 삼성화재와 카카오가 전략적 동반자로 참여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자동차보험 출시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양측은 “신설 법인이 출시하는 생활밀착형 보험이 기존 상품과 차별화 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했으나  온라인 자동차보험 런칭 등을 놓고 사업 방향, 수익성 검증 등 중요한 의사결정의 원칙과 방식을 놓고 의견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측은 자동차보험 판매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사가 자동차보험 온라인 판매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분을 투자한 합작사와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한 것이다.

반면, 카카오 측은 신설 디지털 손보사가 시장에서 존재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부터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SK텔레콤·현대자동차가 공동 설립한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한화손해보험이 인터넷 자동차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한화손해보험은 다이렉트 시장 점유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기에 이런 결정이 가능했다.

한편,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합작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은 중단하더라도 협력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에서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간편보험 메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삼성화재 생활밀착형 보험 종류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보험 안내장 및 증권 발송 등 카카오 생태계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협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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