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손해율 137.2%…전년比 5.9p% 증가
재난지원금 '현금화' 사례 증가...업계 우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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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른 병원 방문 감소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개선될 것이란 업계 전망과 달리 1분기 손해보험사 실손 손해율이 작년보다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가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이 진료비로 활용, 손해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손보사들의 1분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137.2%로 전년 동기(131.3%) 대비 5.9%p 증가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가입자들에 거둔 돈보다 보험금 지급이 많았다는 의미다. 손보사 합산 실손보험 손실액은 지난해 1분기 5천206억원에서 올해 6천93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대로 상승하면서 2조원이 넘는 손실액을 기록하자 올해 구(舊) 실손보험과 표준화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10%가량 올렸다. 당초 15~20% 인상을 원했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상품을 잘못 설계한 만큼 사업비를 줄이고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인상률을 낮춰야 한다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보험료 인상과 함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병원 방문이 줄면서 1분기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되리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손해율은 전년 동기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보다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과잉진료와 비급여 의료비 증가 등을 꼽고 있다. 일부 병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고가의 진료를 권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현금깡에 나서는 보험 가입자까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자 정부가 전 국민에게 지급한 카드 포인트로 병·의원에서 제한 없이 쓸 수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실손보험을 통한 긴급재난지원금 현금화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이용한 병원진료가 불법은 아니지만 꼭 필요해서가 아닌 현금화를 위한 진료가 많아지는 것은 우려가 된다”며 “이대로라면 2분기 손해율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꺼려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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