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수익 최대 6천78억 감소…신종플루·메르스 때보다 커”

2019년 월별 관객 대비 2020년 관객 회복 예측 <자료=한국영화진흥위원회>
2019년 월별 관객 대비 2020년 관객 회복 예측 <자료=한국영화진흥위원회>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 한 해 영화업계 매출 손실이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중 극장 매출 손실은 최대 6천78억원으로 예상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2일 ‘코로나19 충격 영화산업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영진위는 이 자료에서 관객 수가 U자형으로 반등해 올 12월 전년 대비 80% 선에 도달해도 올해 영화산업 매출이 전년 대비 62% 줄어든 7천273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관객 수가 매달 전년동월 대비 5% 내외로 늘어나다가 12월까지 전년의 50%만 회복되면 매출 전년 대비 73% 감소해 5천167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금액으로는 1조3천972억원에 달한다.

영진위는 “입장권 매출액의 43.5%를 영화관이, 33.5%를 투자(배급)사와 제작사가 가져가는 통상적인 수익구조를 적용할 경우 극장 수익은 전년 대비 5천172억원에서 6천78억원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객 수 감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시설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영진위는 “2월 한 달 동안 이전 전염병 창궐 시기 관객 감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며 “2월 말 관객 수가 급감했고 일주일 전 62만명이던 전국 토요일 관객이 32만명으로 반 토막 났다”고 설명했다.

또 3월에는 183만명, 지난달에는 97만명까지 급감하며 최저치를 경신했다.

2009년 인플루엔자 A(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2009년 신종플루 확산 당시 주말인 토요일 관객 수는 47만~63만명 규모였다. 메르스 때도 첫 사망자 발생 후 9일간 관객 수가 56% 감소했으나 10일 만에 관객 수가 반등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나도 뚜렷한 회복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극장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확진자가 다녀간 지점을 임시 휴업하고 좌석 간 거리 두기 캠페인을 시행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신작 영화의 개봉 연기도 극장 관객 수 급감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가 지난 3월 회원사 2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상반기 개봉을 연기·취소한 작품은 75편이었다.

영진위는 “올해 한국영화 상당수의 제작이 지연됐고 대부분의 미국영화도 앞으로 석 달간은 제작이 재개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필름마켓(영화·영상 콘텐츠 거래시장)도 제대로 열릴 수 없어 영화산업은 내년까지 전 부문에서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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