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마케팅 제동에 이벤트 취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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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11일부터 14조원 규모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면서 이를 둘러싼 카드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시작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등 방식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중 신용·체크카드는 세대주 본인이 기존에 사용하는 카드로 신청해 사용할 수 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롯데·우리·하나·NH농협카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자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후 1~2일 이내에 선택된 카드에 지원금이 자동 충전된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세대주는 18일부터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 창구 등 찾아 오프라인 신청을 할 수 있다.

당초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되면 카드사 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고됐다. 최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비 감소로 업계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 대규모 금액을 자사 카드사로 유치시킬 수 있기 기회이기 때문이다. 휴면 고객의 사용을 독려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 활동에 제동을 걸면서 카드사들은 당초 준비했던 이벤트를 취소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정부와 카드사 간 업무 협약식에서 “지원금 신청을 유치하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활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재난지원금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이용금액을 캐시백해주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냈다가 취소했다. NH농협카드도 자사 홈페이지에 추첨을 통해 1만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는 공지를 올렸다가 내렸다.

삼성카드도 지난 8일 전 자사 카드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한 고객에게 스타벅스 또는 편의점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이날 오전 돌연 관련 이벤트를 취소했다. 다만 이미 문자를 받고 신청한 고객에 한해 쿠폰 증정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카드사 중 유일하게 관련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미 공지한 이벤트를 일방적으로 취소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카드는 지난 8일 일정 기간 결제 실적이 없는 고객들에 한해 우리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경우 스타벅스 쿠폰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대부분 카드 이용자들의 복수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당초 재난지원금을 유치하기 위한 카드사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과도한 마케팅을 자체 요청에 잠잠한 분위기 속에서 지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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