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지분 확대, 국부 유출 성토
한진칼 경영진 소통 부재 강력 비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제도 전면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25일 KCGI는 한진그룹 경영진이 현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주주들과 적극적 소통에 나서야 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의 전자투표제 도입 역시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KCGI는 “회사의 주요주주들을 ‘외부세력’으로 치부하면서 주주 1인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외국 경쟁항공사에 국부를 유출시키는 한진그룹 경영진의 행태에 우려를 금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원태 회장 우군으로 평가 받는 미국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추가 취득에 대해, 국부 유출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어 KCGI는 “지난 5일 한진칼 및 한진 이사회를 상대로 전자투표 도입을 재차 요구했으나, 한진그룹 측에서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주요 상장회사들은 금년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자투표 행사율을 높이고 주주권리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로 하여금 주주권 행사를 위해 주주총회장에 직접 출석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주주들의 권리뿐만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처사다. 한진그룹은 조속히 금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주주총회에 앞서 소액 주주들의 주총 참석 증가가 KCGI를 비록한 이른바 3자 주주연합에 유리할 것이라 판단, 전자투표제 도입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KCGI는 지난 조원태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와의 공개토론을 재차 제안했다.

KCGI는 “한진그룹 경영진이 공개토론에 대해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당면한 현안문제에 관한 구체적 의견 제시 없이, 알맹이 없는 일방적인 입장자료의 배포를 통해 주주연합 측에 대한 비난에 급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KCGI는 지난 2019년 이미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며, 현 한진그룹 경영진을 2년 간 이를 무시해 왔고 KCGI를 ‘외부세력’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KCGI는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취득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투자라 평가절하 했다.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대한항공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용 투자는 이해할 만하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대한 투자 확대는 투자는 다른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KCGI는 “대주주 1인의 연임을 위한 외국 항공사의 백기사 지분 확보는 대한항공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며 “한진그룹 경영진의 중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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