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 매출 1조9천억…OTT 매출도 32.7% 증가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지난해는 연초 개봉한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총 5편의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년간 극장을 찾은 관객이 처음으로 2억2천만명을 넘었다. ‘기생충’은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영화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관객 수는 2013년 이후 2억1천만명에서 정체됐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성장했다. [편집자주]

지난해 6월 영화 기생충 개봉 당시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시민들이 영화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해 6월 영화 기생충 개봉 당시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시민들이 영화티켓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

영화관 극장 관객 수 역대 최다
5편의 천만영화가 관객 수 견인
디지털온라인 시장 매출도 증가

지난해 극장가는 역대 최다 관객이 들며 호황을 맞았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13일 발표한 ‘2019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시장 전체 규모는 처음으로 6조원을 넘었다. 관객 수도 2억2천668만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극장 입장권 매출 역시 1조9천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천억원 증가했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는 4.37회로 아이슬란드의 4.32회를 넘어서며 세계 1위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영진위는 “관객 수 증가와 함께 단가가 높은 특수상영, 특수상영관 매출이 많았고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N차 관람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진위는 영화의 배급·상영 과정에서 대작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고 지적했다.

1천만영화 ‘알라딘’을 제외하고는 모두 50% 이상의 일별 상영점유율를 통해 영화 스크린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사상 최초로 일별 상영점유율 80%를 넘기기도 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편중은 그대로이거나 심화했다.

지난해 전체 관객 수 1위는 ‘극한직업’으로 1천627만명이었다. 2위는 어벤져스:엔드게임으로  1천393만명, 3위 ‘겨울왕국2’는 1천337만명, 4위 ‘알라딘’은 1천255만명, 5위 ‘기생충’은 1천9만명을 기록하며 최초로 천만영화 5편이 탄생했다.

이러한 천만영화 5편 중 외국영화 3편은 모두 디즈니, 한국영화 2편은 모두 CJ ENM 작품이었다.

이에 따라 디즈니의 전체 영화 배급시장 점유율은 27.9%, CJ ENM의 한국영화 배급시장 점유율은 44.6%로 모두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배급사 관객 점유율에서 디즈니가 27.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외국 배급사 최초의 1위였다. 2위는 CJ ENM(22.7%), 3위는 롯데(7.9%) 순이었다.

또 지난해 디지털 온라인 시장 규모도 TV VOD와 인터넷 VOD, DVD, 블루레이 모든 영역에서 매출액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ver The Top·OTT) 서비스 매출이 7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2.7% 증가했다.

지난해는 국내외 OTT 시장의 경쟁 환경이 한층 복합해진 한 해였다. 디즈니+, 애플TV와 같이 초대형 OTT의 등장했으며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극장에서 일주일 먼저 개봉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한국인 유료 사용자 수는 200만명을 넘어서며 2018년 2월 40만명에서 1년 8개월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지상파 콘텐츠 연합 플랫폼 푹(pooq)과 SKT 옥수수(oksusu)가 결합한 웨이브(wavve)가 탄생했고, 연말에는 KT가 시즌(seezn)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에 당초 넷플릭스와 같은 OTT 사업자의 등장으로 영화 시청 행태가 급변화해 영화관 관객 수가 정체됐다는 우려도 줄어든 상황이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극장에 역대 최다 관객이 찾은 것은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감독과 배우, 영화사 관계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한 덕분”이라며 “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와 제작환경이 다 갖춰져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으로 영화산업이 계속 발전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IPTV 인기 순위를 보면 영화관에서 많이 본 영화를 온라인에서도 많이 본다”며 “방송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가 VOD 구매로 이어지듯 영화관에서 인기를 끈 콘텐츠가 VOD 구매로 이어져 온라인 부가판권 시장도 성장해나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경향은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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