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킴 투이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저자는 베트남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전환점이 된 1968년 구정 대공세 동안에 사이공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가족과 함께 ‘보트피플’로 베트남을 떠나 말레이시아 난민 수용소를 거쳐 퀘벡에 정착했다.

이 책은 사이공–말레이시아–퀘벡으로 이어지는 30년 동안 저자가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루ru’는 베트남어로 ‘자장가’란 뜻이고, 프랑스어로는 ‘실개천’, ‘(눈물, 피, 돈의) 흐름’을 뜻한다. 주

인공 안 띤은 나라가 둘로 나뉘어 싸우던 베트남 시절의 집안 이야기부터 난민으로서 캐나다에 자리

잡아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후까지의 이야기를 실개천이 흐르듯, 자장가를 부르듯 차분하고 담담하게 읊조린다.

역사의 소용돌이, 국가적 비극 속에서 나약했고 또 삶에 대한 의지로 극복했던 한 집안, 인간의 여정을 시처럼 풀어낸다.

“인생이라는 싸움에서는 슬퍼하면 진다”라는 베트남 속담 그대로 운명을 조용히 감내하지만 그 수동적 고요함 속에 강한 힘을 갖는 삶들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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