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문집/ 이유리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밀레, 뭉크, 쇠라 등 이제는 누구나 알지만 그때는 아무도 몰랐던, 거장의 탄생을 알린 그림들이 있다.

이 책은 손끝에서 피어난 하나의 작품이 창조자의 인생을 얼마나 뒤흔들 수 있는지, 그 흥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출세작이 머금고 있는 낯선 아름다움의 원천을 추적한다.

우아하고 매혹적인 그림체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는 우연히 대타로 맡게 된 포스터 ‘지스몬다’로 파리 시민 모두의 머릿속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런던 테이트 갤러리 관장이 가장 위대한 생존 화가로 꼽았던 프랜시스 베이컨은 죽을 때까지 많은 예술가들이 원했던 명성과 부를 누리는 행운아로 살았다.

그 계기가 된 그림은 기괴한 형상의 주황색 반인반수 세 마리가 꿈틀대는 ‘십자가 책형을 위한 세 개의 습작’이었다.

일반적으로 출세작은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출세작은 거장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방향타이자 그들이 가능성만 가득 찬 떡잎이었던 시기, 긴 터널을 지나는 듯한 암담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심하고 발버둥친 결과다.

이 책에서 떨리는 첫걸음에 담겨 있는 순수한 열망과 위대한 꿈을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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