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관계자 “15일 임추위 시작, 다음달 24일 이전 인사 마무리 계획”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올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사진)가 농협금융의 관행을 깨고 또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여행자보험, 다이렉트보험 e-쿠폰서비스 등 농협손보의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발굴했다는 점 등은 높이 평가되지만 업계에서는 농협금융 내 관행과 실적 부진 등이 겹쳐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평이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15일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CEO 인사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임원 임기가 끝나기 40일전까지 임추위를 꾸리도록 하는 내부 규정에 따른 조치다. 인사대상은 농협은행장, 농협생명, 농협손보, 농협캐피탈 네 곳이다.

오병관 농협손보 대표는 농협 인사 관행에 따라 올해 말 2년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농협금융 계열사 대표들은 통상 1+1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경우가 많다.

1+1년 임기가 끝나가는 상황인데 경영 실적도 좋지 않다. 오 대표는 2017년 말 농협손보 대표에 취임할 당시 "보장성보험과 일반보험 중심의 판매 강화는 물론 수익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작물 재해보험을 비롯한 농업정책보험을 활성화시켜 농업인의 실익을 증진시키고 새로운 정책보험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 대표의 바람과는 다르게 농협손보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순이익이 크게 악화됐다. 가축과 농작물 등 정책보험 비중이 높은 농협손보는 2018년 누적 순이익 2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92.4% 급감했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4월 강원도 산불 발생 영향으로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205억원) 대비 71.2% 줄어든 59억원에 그쳤다. 3분기 4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는 작년 실적이 워낙 좋지 못한 영향이 크다. 10월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손해율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농협손보의 올해 6월 말 RBC비율은 174.7%로 3월 말 175.9%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5년 6월 말 171.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6월 말 187.8%였던 RBC비율은 4분기 연속 하락했다. 때문에 지난 9월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손보에 1천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부정적인 지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농협손보의 ‘On-Off(온오프) 해외여행자보험’은 금융권 최초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온오프 해외여행자보험은 처음 가입 이후 여행 갈 때마다 설명의무와 공인인증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는 것을 없애고 여행기간 설정과 보험료 결제만으로 가입 가능한 서비스다.

모바일로 커피쿠폰을 선물하듯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보험 상품을 구매하는 ‘다이렉트보험 e-쿠폰’ 역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이렉트보험 e-쿠폰 서비스는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올 연말 시범서비스 후 내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시작으로 늦어도 다음달 24일까지는 자회사 CEO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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