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오보영 기자] 조세피난처로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이 무려 55조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 증시 시가총액의 4.2%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케이만군도,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 3곳의 조세피난처의 투자자가 전체 투자자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1일 민주당 이상직 의원(정무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현재 상위 20개(주식보유액기준) 조세피난처에 소재하고 있는 개인, 펀드, 금융기관, 일반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 액수가 총 55조1천427억원이며, 투자자도 개인2명 금융기관 117개, 펀드1천360개, 기타(제조업 등 일반법인) 45개로 총 1천929명(개)인 것으로 밝혀졌다.

20개 조세피난처 중 가장 많은 국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은 룩셈부르크로 26조4천178억원 가량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고, 아일랜드 14조5천483억원, 케이만군도 7조5천820억원 순으로 이들 3개 조세피난처가 전체 규모의 88%를 차지했다.

한편 이들 조세피난처로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말 44조2천901억원에서 작년 말 52조1천266억원, 2013년 9월말 현재 55조1천427억원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또한 투자자수 역시 2011년말 1천698명(개인2, 금융기관 69, 펀드 1천182, 기타 445)에서 작년말 1천844명(개인2, 금융기관97, 펀드 1천312, 기타 433), 올해 9월말 현재 1천929명(개인2, 금융기관 117, 펀드 1천360, 기타 450)으로 매년 증가추세에 있었다.

특히 투자자수로 보면 케이만군도에 소재하고 있는 투자자가 올해말 현재 705명으로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 514명, 아일랜드 400명 순으로 이들 3개 조세피난처의 투자자가 전체 투자자의 84%를 차지하고 있다.

이상직 의원은 “대기업들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이를 통해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둔갑, 국내 증시에 들어와 내부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고 양도세·법인세 등의 탈세를 저지르고 있는 행태가 최근 드러나고 있다”며 “이는 전체 규모로 봤을 때 대단히 미미한 수준으로 현재 조세피난처로부터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거의 대부분이 ‘검은머리 외국인’들의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더 심각한 것은 국내 펀드매니저가 조세회피처를 이용, 연기금 펀드 아웃소싱 자금을 조세피난처로 빼돌리는 것”이라며 “‘검은머리 외국인’은 국내외 금융기관의 내부 정보가 없으면 색출이 대단히 어려운 만큼 각종 포상제도와 같은 ‘제보 인센티브’등을 적극적으로 활성화시켜 사회적 감시망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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