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신문 오보영 기자] TV방송에 선보인 라면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모디슈머 열풍이 불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짜파게티는 지난 2월 방송된 MBC ‘아빠! 어디가?’에 ‘짜파구리(너구리·짜파게티를 섞어 만든 요리)’가 소개된 이후 매출이 40%대로 급신장하며 농심 내 매출3위(점유율5.9%)에서 2위(점유율7.5%)로 올라섰다. 너구리는 방송 후 매출이 20% 오르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팔도의 대표상품인 비빔면은 지난 5월 KBS 2TV ‘해피투게더 야간 매점’에 ‘골빔면(골뱅이+비빔면)’이 방송된 후 매출이 급증했다. 10월 현재 매출액은 466억원으로 전년 동기(316억원) 대비 약 32% 신장했으며 여름철인 8월에는 동기간 46% 증가했다. 팔도측은 올 연말까지 비빔면 매출액이 500억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기를 반영하듯 풀무원에서는 아예 ‘골뱅이 비빔면’을 출시했다. 이에 팔도에서는 참치캔과 팔도 비빔면을 섞어 만든 ‘참빔면’을 소개했다. 팔도 비빔면은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강점으로 사계절 내내 꾸준한 매출을 기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TV방영 라면 제품이 큰 사랑을 받게 된 데에는 모디슈머와 SNS의 활약이 크다. 모디슈머란 ‘수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서 정해진 사용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용해 사용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리 방법이 간편하며 여러 음식과 두루 어울리는 라면은 조리법 변경의 여지가 많아 모디슈머의 입지가 그만큼 넓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TV방송을 통해 소개된 조리법이 SNS를 통해 재확산되면서 방송만으로 거두기 힘들었던 매출 신장 효과를 거뒀다. 따라서 방송을 통해 소개된 라면의 인기는 방송과 모디슈머, SNS의 3중주가 빚어낸 합작품인 것이다.

팔도 관계자는 “모디슈머를 통해 기존의 제품이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도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는 것만큼이나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방송 영향력으로 이들 제품의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2011년 KBS 2TV ‘남자의 자격’에서 선보인 후 제품 개발까지 이어진 ‘꼬꼬면’은 출시 직후 품귀 현상을 빚었지만 현재는 이전에 썼던 왕관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TV를 통해 소개된 제품이 각 업체의 대표 상품인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효자상품이 잘 팔려나가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신제품이 설 자리가 좁아져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모디슈머와 방송, SNS의 역기능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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