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샵, 위기 대응력 강조

24일 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샵을 주재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 <사진=LG그룹>
24일 회장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샵을 주재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 <사진=LG그룹>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위기 타개 및 생존을 위한 그룹 전체 변화 필요성을 밝혔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가치 창출과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고객 가치 창출과 경쟁력 확대를 위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24일 경기도 이천시 LG인화원에서는 그룹 최고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사장단 워크샵’이 개최됐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LG그룹 사장단 워크샵으로 구 회장 포함,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그룹 핵심 경영진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구 회장은 “L자 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가 앞으로 몇 년간 이어질 것이며 이 기간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 나가야 겠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께서 몸소 ‘주체’가 되어 실행 속도를 한 차원 높여줄 것과,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LG가 보여주고 있는 공격적 행보 관련 이날 구 회장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해 왔다.

앞서 LG는 지난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소송전’에 나선 것은 물론 이달 LG전자가 삼성전자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SK에 대해선 자사 직원 영입 후 영업비밀 유출을 삼성전자의 경우 시장경쟁 중인 8K 초대형 TV의 품질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LG화학 소송 제기는 막대한 투자와 연구를 통해 축적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LG전자 신고는 고객들에 올바른 제품 정보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양 사안이 별개의 건이라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선두 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위한 환경 조성 차원”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LG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개별사 CEO의 단독 행동이라기보다 그룹 차원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 차원의 중재 불구 배터리 소송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LG가 쉽게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일각에선 LG의 파격 행보에 대해 구광모 회장의 이미지 쇄신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상당하다.

선대시절 쌓아온 ‘신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실익’을 우선하는 모습이기 때문으로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밝힌 ‘위기에 대응한 그룹 전체 변화’ 역시 실익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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