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조사서 나온 발암물질, 식약처 조사선 안 나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제산제 '잔탁'. <사진=글락소스미스클라인코리아>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제산제 '잔탁'. <사진=글락소스미스클라인코리아>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산제 ‘잔탁’의 발암물질 검출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FDA는 이 약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지만 식약처는 이와 반대로 발암물질을 발견하지 못한 탓이다.

식약처는 잔탁을 검사한 결과 발암유발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잔탁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GSK)이 지난 1982년 출시한 제산제다.

NDMA는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IARC)에서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분류돼 있다. 지난해 항고혈압제인 발사르탄에서 발견된 발암물질과 같은 것이다.

이번 조사는 FDA가 앞선 14일 잔탁의 성분인 라니티딘에서 발암물질인 NDMA가 검출됐다고 밝히며 이뤄졌다. 라니티딘은 위산과다와 속쓰림,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등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FDA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EMA)과 잔탁에서 NDMA가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거·검사를 벌인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NDMA가 검출됐다고 나온 라니티딘 제품 중 국내에서 허가받은 잔탁 3개 품목의 29개 제품과 잔탁에 사용된 원료 라니티딘 6개 등 35개를 긴급조사했다.

식약처는 향후 국내에서 수입·제조되는 모든 라니티딘 원료와 해당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 395개 품목을 대상으로 추가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식약처는 검출량이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FDA와 EMA가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현재 잔탁 개발사인 GSK는 예방적 차원에서 제품 출하와 공급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한국GSK도 수입을 중단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FDA와 EMA가 조사한 제품과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은 주성분과 제조소가 다를 수 있다”며 “미량 검출돼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조사했는지는 저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요청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잔탁의 누적 매출은 지난해 기준 115조8천67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내 연매출은 3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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