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폐질환 보장 안 되고 일반 건강보험과 차이 안보여
“발병 인과관계 증명 못해…마케팅 차원으로 네이밍만”

4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 설치된 안내판에 중구 지역의 미세먼지 수치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
4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 설치된 안내판에 중구 지역의 미세먼지 수치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권유승 기자]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 호흡기, 안구 질환 등을 보장하는 미세먼지 특화 보험이 나왔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명목만 미세먼지 보험일 뿐 미세먼지로 인한 발병 인과관계에 대한 증명이 없으며, 주요 폐질환은 보장하지 않는 등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이나 일반 건강보험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이 인터넷 가입 전용 미니보험 ‘다이렉트굿바이미세먼지 건강보험’을 지난달 25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안구 질환에 수술·진단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약관으로 6대질환 편도염, 축농증, 급성상기도염, 인후질환, 특정 후각질환 및 백내장을 보장한다. 호흡기, 눈, 심혈관질환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8개의 특약도 있다.

DB손보 미세먼지 보험은 출시 직후부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간 보험사들은 축적된 데이터 미비,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악화 전망 등의 이유로 미세먼지 특화보험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DB손보가 출시한 미세먼지 보험 역시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단순 미니 건강보험에 불과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통상 미세먼지 특화 보험이라면 발병 질병이 미세먼지로 인한 것인지 인과관계가 명확히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호흡기질환이나 안구 질환 등에 대한 보장으로만 구성됐다는 이유에서다.

보장 수준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상품은 미세먼지로 인해 발병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알려진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은 주요 폐질환은 보장이 안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 상품은 이름만 미세먼지가 들어갔지 미세먼지 특화 보험이라고는 볼 수 없다. 미세먼지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니 마케팅 차원으로 네이밍을 미세먼지로 지었을 뿐 결국엔 호흡기 건강보험이다. 이정도 보장은 상품 이름만 다를 뿐 타 보험사들도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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