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호남 소주시장 점유율 절반 이하로 추락

보해양조 ‘잎새주’(왼쪽)와 무학 ‘좋은데이’. <사진=보해양조·무학>
보해양조 ‘잎새주’(왼쪽)와 무학 ‘좋은데이’. <사진=보해양조·무학>

[현대경제신문 신원식 기자] 부산과 호남에서 강세를 보이던 무학과 보해양조가 소주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작년에 적자를 봤다.

무학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14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전년 287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매출은 1천93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2.7% 줄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부산지역 소주시장 점유율 하락 탓으로 풀이된다. 무학의 좋은데이는 작년 초까지만해도 부산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했지만 이후 대선주조의 ‘대선’에 따라잡혀 점차 밀리기 시작했다.

대선은 대선주조가 지난 2017년 출시한 제품이다. 대선주조는 기존 주력제품인 ‘C1’ 대신 대선을 출시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 덕분에 대선은 출시 2년 만에 누적판매량 2억병을 돌파하면서 작년 부산지역 소주시장 점유율 56.7%를 기록했다. 반면 좋은데이의 점유율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무학은 ‘좋은데이 1929’, ‘좋은데이 깔라만시’ 등 작년에만 5개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판매량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무학 관계자는 “주류매출액이 감소하고 수도권과 경남지역 경쟁심화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증가했다”며 “주류부문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보해양조 역시 작년에 실적이 부진했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연결제무재표 기준으로 영업손실 1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작년 매출은 8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감소했다.

이는 호남 소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 밀린 탓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작년 참이슬의 호남지역 점유율은 약 50%다. 호남지역 소주시장은 지난 2011년만 해도 보해양조의 잎새주가 82.4% 차지했고 참이슬은 16.3%에 불과했지만 상황이 역전됐다. 

하이트진로가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 수도권 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지역 소주업체들은 수도권 공략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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