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재테크 계획하는 고객 선점하고 예대율 규제강화 대비

한 시중은행의 영업창구 모습.<사진=연합>
한 시중은행의 영업창구 모습.<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설을 맞아 다양한 특판 예·적금, 채권 등 한정판매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저금리 시대 장기화 여파로 금리 높은 상품을 찾기 힘든 만큼 특판 상품은 한도가 순식간에 소진돼 조기 마감되기도 하며 소비자들이 가입을 하기 위해 은행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은행들은 특판 상품을 통해 연초를 맞아 목돈 마련이나 재태크에 관심을 쏟는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예금을 늘려 예대율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IBK기업은행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IBK W특판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계약기간 중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 시 최고 연 2.28%를 받을 수 있다.

만기를 30일에서 1년까지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어 자금운용 목적에 따라 장단기 운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며 정기예금과 중소기업금융채권, 단기중소기업금융채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3조원 규모로 3월까지 판매한다.

우리은행은 설 명절을 맞아 지난 1월 4일 출시했으나 한도 소진돼 조기마감 된 ‘우리 120년 고객동행 정기 예·적금’을 1일부터 추가 판매한다.

추가 판매되는 한도는 정기예금 1조원, 정기적금 5만좌다. 최고 금리는 정기예금 연 2.4%, 정기적금 연3.2%다. 정기예금금리는 금융채 금리 하락으로 지난 1월 판매시 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Sh수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최대 히트작인 ‘쑥쑥크는아이적금’의 후속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 출시된 쑥쑥크는아이적금은 만 6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와 아이를 위한 자유적립식 예금상품으로 최고 5.5%의 금리를 제공해 인터넷 맘카페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출시 15일만에 5만좌, 지난해 12월 말까지 16만좌(총 300억원)이 판매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매일 아침 쑥쑥크는아이적금을 가입하기 위한 고객들이 영업점으로 몰려와 영업점당 일일 신규 계좌수를 10좌로 제한하고 당일 업무처리가 힘들 것 같다는 고객 안내문을 붙이는 등의 헤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은행들이 특판 경쟁을 벌이는 데는 연초에 연중금융계획을 세우고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 이들을 선점하고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에 적극 대비하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최저 수준을 기존 90%에서 지난해 95%, 올해는 100%로 높였다.

LCR이란 은행의 대규모 인출사태 등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30일 동안 빠져나갈 수 있는 외화대비 즉시 현금화 가능한 고유동성 외화자산 비율로 LCR이 높으면 은행의 생존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뜻한다.

또 내년부터는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을 100%로 묶는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가 더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로 과도하게 쏠린 자금을 기업대출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상향(15%)하고 기업대출은 하향(15%) 조정한 바 있으며 이에 맞춰 예대율 100%를 유지하려면 예금을 더 유치하거나 가계대출을 줄여야 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1~2월은 연중 재테크 계획을 고려해 예·적금 상품을 가입하려는 고객이 유독 많은 달이다 보니 은행별로 다양한 특판 상품을 쏟아낸다”며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강화로 예금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특판 경쟁이 수시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