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높은 레버리지 배율·신용등급 하향 등 몸값 할인요소 산재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매각을 추진 롯데카드가 업계 불황에 따른 실적 부진과 높은 레버리지 배율(총자산/자기자본), 부정적인 신용등급 전망 등 가치 하락 삼중고를 겪고 있다.

현행 공쟁거래법상 금산분리 규정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올해 10월까지 매각해야 하는 롯데그룹은 가급적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보 등 3개사 패키지 매각을 원하고 있지만 매물 별 가치 차이가 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실적 부진으로 고전중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7년 롯데백화점 카드사업 부문 인수의 일회성비용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으로 인해 순익이 급감한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에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9.2% 하락한 5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48억원의 순이익을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지만 규모만 놓고 보면 이는 전업카드사 중 가장 적은 수치다. 카드업 전통적 성수기인 4분기 실적 역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여파로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편이다.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도 몸값 할인 요소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사간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을 규제했다. 카드사의 경우 총자산을 자기자본의 6배 이내로 규정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초과액의 30% 이하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배율은 5.96배로 규제 배율 마지노선에 전업카드사 중 가장 근접한 상태다.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에 수년째 레버리지 배율의 탄력적 조정 부분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가 가계부채 줄이기에 총력을 기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배율 규제 완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 배율을 낮추기 위해선 자본증자 등의 방법이 있으나 매각을 앞둔 롯데카드에 있어서는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롯데카드에 대한 신용평가도 적대적 입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롯데카드의 장기 신용등급은 ‘AA, 부정적’이다. 2017년 말 한국기업평가를 시작으로 지난해 초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 3곳이 모두 부정적 아웃룩을 달았다.

롯데카드는 그동안 유통 사업에서 뿌리가 깊은 롯데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에서 업계 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신용평가를 받아 왔으나 매각 이슈로 그룹차원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게 부각되면서 단기적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까지 시사되고 있다.

카드사는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빌려줘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신용등급 악화되면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곧 이자수익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신용등급 및 수익 유지 등을 위해 롯데그룹과 비슷한 대규모 기업집단에 매각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지만 갈수록 악화되는 카드업황에 선뜻 인수에 나설 후보자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롯데그룹은 3사 패키지 매각을 원하고 있고, 규모대비 메리트 있는 가격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알짜 매물 얻자고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기업까지 안고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업 진출하지 않은 금융기업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오히려 롯데카드만을 인수하는데 눈독을 들일 수는 있겠으나 헐값 판매를 우려한 롯데그룹이 패키지 매각을 포기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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