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온·오프라인 사업 연계로 시너지’, 신세계 ‘온라인사업 주력으로’

▲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두 법인을 합병, 새로운 온라인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BRV 대표(오른쪽)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두 법인을 합병, 새로운 온라인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온라인 신설 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 발표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가운데)과 이철주 어피니티 부회장(왼쪽), 윤관 BRV 대표(오른쪽)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지던 유통시장이 온라인쇼핑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온라인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도 이커머스 강화를 외치며 온라인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온라인쇼핑 총 거래액은 101조2천94억원으로 이미 100조원을 돌파했으며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소매유통시장의 성장률이 연평균 3.05%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쇼핑 비중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사업에 롯데 3조원·신세계 1조원 투자

롯데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5년간 3조원을 투자키로 하고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오는 3월에는 각사별로 개별 운영하고 있는 8개 온라인 채널 중 7개 채널을 연결하는 ‘Together App’을 오픈한다. 내년 3월에는 면세점을 제외한 7개 채널을 통합한 ‘One App’을 오픈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신세계와 이마트의 온라인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두 법인을 합병, 새로운 온라인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신세계는 신설법인을 통해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닷컴 '스마트픽' 이용 화면. 롯데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1만2천여개의 오프라인 점포와 통합 온라인몰을 연계한 O4O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시너지를 창출해 옴니채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롯데닷컴 화면 캡쳐>
롯데닷컴 '스마트픽' 이용 화면. 롯데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1만2천여개의 오프라인 점포와 통합 온라인몰을 연계한 O4O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시너지를 창출해 옴니채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롯데닷컴 화면 캡쳐>

롯데 ‘O4O’, 신세계 ‘초저가’

롯데와 신세계 모두 온라인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사업의 방향성에서는 차이가 난다.

롯데는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인프라 구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신세계는 온라인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온라인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롯데는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를 넘어 오프라인 매장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 O4O(Online for Offline)에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 1만2천여개의 오프라인 점포와 통합 온라인몰을 연계한 O4O 전략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시너지를 창출해 옴니채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 서비스로 온라인에서 구매한 물품을 오프라인을 통해 수령하는 ‘스마트픽’과 ‘크로스픽’이 있다. 크로스픽은 롯데의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자유롭게 물건을 받을 수 있다. 백화점 상품을 마트에서 받는 식이다.

롯데에 따르면 2014년 시작한 롯데 스마트픽 서비스는 지난해 기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하이마트, 롯데슈퍼 등 전국에 8천여개의 픽업장소에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반면 신세계는 아마존을 롤모델로 삼아 온라인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신세계도 아마존처럼 온라인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 온라인 사업을 각각 물적 분할한 신세계그룹은 오는 3월 1일 두 법인을 합병한다. 신설법인의 존속회사는 이마트몰로 신세계몰은 소멸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성장은 신설되는 온라인 신설 법인이 이끌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사업을 확대하는 만큼 신세계그룹의 온라인몰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2015년 1~3분기 4천877억원이던 이마트몰의 누적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8천460억원으로 3년간 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6억원에서 74억원으로 적자폭이 감소했다.

신세계몰 역시 2015년 3분기 누적 4천500억원이던 온라인 매출은 3년간 3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1호점 금천점. 스마트스토어는 QR 코드가 표시된 ‘전자가격표시기’를 통해 즉시결제가 가능하며 인터넷상 상품의 특성이나 상세설명, 상품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1호점 금천점. 스마트스토어는 QR 코드가 표시된 ‘전자가격표시기’를 통해 즉시결제가 가능하며 인터넷상 상품의 특성이나 상세설명, 상품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옴니점포 확대’, 이마트 ‘특가·배송’

롯데와 신세계의 온라인사업 방향은 대형마트 사업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마트는 현재 10%수준인 온라인 매출비중을 높이고 온라인을 주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에는 초저가, 타임특가, 새벽배송 등 기존 온라인채널들과 유사한 마케팅을 펼치며 온라인쇼핑 점유율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14일 진행한 타임특가 행사는 온라인쇼핑업체들이 고객 유입을 높이기 위한 주요 마케팅 수단이다. 타임특가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이마트몰에서 진행된 행사로 매일 100원, 1천원 특가상품을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번에 걸쳐 한정수량으로 판매했다.

새벽배송 및 당일배송도 강화하고 있다. 비슷한 상품을 유통하는 온라인쇼핑에서 빠른배송이 중요한 경쟁 포인트가 됐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쓱배송 굿모닝)는 이마트몰을 통해 전날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6~10시)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현재 김포에 신설중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003’을 올해 하반기 가동하고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한 근거리 배송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 롯데마트는 온라인사업과 오프라인 점포의 시너지에 집중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이 결합한 옴니점포를 통해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 점포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이를 위해 스마트스토어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스마트스토어는 QR 코드가 표시된 ‘전자가격표시기’를 통해 고객들이 장바구니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고객들은 QR코드 스캔으로 즉시결제가 가능하며 인터넷상 상품의 특성이나 상세설명, 상품평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받는 방식이 대표적 O2O 서비스라면 롯데마트의 스마트스토어는 오프라인에서 실제상품을 체험 한 후 즉석에서 온라인으로 물품을 주문하는 대표적인 O4O 서비스다.

지난달 서울 금천구에 첫 스마트스토어 금천점을 오픈한 롯데마트는 이달 인천터미널점과 경기도 이천점을 연이어 오픈하며 한 달간 3개의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차세대 스마트 기술을 적용한 ‘금천점’은 일평균 7천명이 방문하는 등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실험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마트스토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새로운 시도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심한 대형마트 사업의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통계청 ‘대형마트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매출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연속 하락했으며 2018년에도 매출하락이 전망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0.3%, 0.8% 성장하는데 그쳤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16.9%, 28.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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