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PC 신작 잇따라 출시·흥행…게임시장 활기
게임중독 질병화 이슈·중국게임 강세 등 위협 요소도

지난달 16일 ‘지스타2018’에서 카카오게임즈 주최로 ‘아프리카TV BJ 멸망전 시즌5’가 열렸다. 이날 우승한 ‘너무잘해서죄송’팀이 카카오 배틀그라운 부스 메인 무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카카오게임즈>
지난달 16일 ‘지스타2018’에서 카카오게임즈 주최로 ‘아프리카TV BJ 멸망전 시즌5’가 열렸다. 이날 우승한 ‘너무잘해서죄송’팀이 카카오 배틀그라운 부스 메인 무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카카오게임즈>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8년 게임업계는 원작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의 전성시대로 요약된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채택, 잠잠했던 PC온라인의 대거 신작 출시와 흥행도 국내 게임시장에 활기를 돌게 했다. 야근으로 악명 높은 업계 내에 주 52시간제도가 시행되면서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러나 게임중독 질병화 등재 이슈와 중국게임의 강세는 국내 게임업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됐다. 올해 게임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여러 이슈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원작 IP의 모바일 전성시대

올해는 유독 인기 원작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들이 쏟아졌다.

넷마블의 ‘블레이드&소울’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소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지난 6일 출시직후부터 꾸준히 상위권이다.

앞서 장기흥행작인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과 카카오게임즈의 ‘창세기전:안타리아의 전쟁’, 웹젠의 ‘뮤오리진2’,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영원한 사랑’ 등 원작 IP의 모바일게임들도 주목을 받으며 유저들에게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캐주얼장르 뜬다…퍼즐·레이싱까지 ‘다양’

캐주얼장르의 모바일게임이 남녀노소 유저들을 공략했다. 넷마블의 ‘모두의마블 for kakao’는 양대 앱 마켓 인기순위 톱5를 유지하는 등 인기가 여전하다.

카카오게임즈는 캐릭터 IP인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 프렌즈레이싱을 통해 호평을 받으며 캐주얼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내년에도 컴투스의 샌드박스 리듬게임 ‘댄스빌’과 라인게임즈의 퍼즐 게임 ‘어드벤처 인 위즈빌’ 등 다양한 요소의 신작들이 유저몰이에 나선다.

PC게임 시장 ‘훈풍’

모바일 대세 속 PC신작들로 PC게임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개발을 착수한지 7년만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를 시작으로 에픽게임즈의 배틀로얄 장르 ‘포트나이트’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며 ‘지스타2018’ 현장에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넥슨은 스포츠게임 '피파온라인4'와 이달 차례대로 공개 한 MOBA(진지점령전) ‘배틀라이트’, MMORPG '아스텔리아'까지 다양한 장르로 유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주52시간 시행…워라벨 '열풍’

게임업계에도 워라벨 열풍이 불었다.

지난 7월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 ‘주 52시간 근무제’로 일주일 40시간, 추가 근무 12시간을 더해 최대 52시간까지만 업무를 할 수 있다.

이에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게임빌, 컴투스, 웹젠,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이 출퇴근은 자율에 맡기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을 시행하며 저녁 있는 삶을 즐기고 있다.

검은사막 파워 '굳건’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IP의 힘을 입증했다.

자사의 PC게임 검은사막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2월 출시 직후부터 다양한 신작과 외산 게임의 유입에도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인기에 힘 입어 지난달 14일 부산에서 개최 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은 대상을 포함한 인기게임·기술 창작 등 6관왕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 10월 서울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18’(SWC 2018) 월드결선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사진=컴투스>
지난 10월 서울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개최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 2018’(SWC 2018) 월드결선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사진=컴투스>

e스포츠 위상 높아져…기대감 ‘상승’

1020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지며 산업 확대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 8월 개최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돼 '리그오브레전드'의 결승전이 KBS와 SBS에서 생중계 되는 등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정부도 지방을 거점으로 상설경기장 3곳을 새로 마련하는 등 e스포츠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자사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 행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인플루언서와 맞손…보는게임 '대세’

‘보는게임’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게임업체들이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유명인)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 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18에서 스트리머와 게임 BJ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코아와 별루다, 대도서관, 킴성태 등이 방송과 게임 대결을 펼치며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중국게임 상위권 점령

중국산 게임이 인기순위 상위권을 점령하며 국내 게임을 위협했다. 중국계 게임사 이펀컴퍼니의 '오크: 전쟁의서막'과 추앙쿨의 ‘왕이 되는자’는 여전히 양대 앱 마켓 인기순위 톱10안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영원한 7일의 도시’와 ‘삼국지M’, ‘붕괴3rd’, ‘제 5인격’, ‘신명’ 등 중국 게임들이 유저몰이에 성공했다.

게임 질병화, 게임업계 '당혹’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에 게임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질병분류체계 정식버전은 내년 5월에 개최되는 세계보건 총회에서 소개돼 2022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게임업계는 질병이라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게임중독이 질병코드로 분류될 경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감도 내비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움직임

올해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움직임이 강했다.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해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게임 쿠폰을 건네주려는 광고영상을 지적하며 따가운 질의를 받았다.

이에 게임업계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을 수용해 확률형 아이템 결과물에 대해 개별 확률을 공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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