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 적자 주 원인으로 꼽혀…중국에서도 고전

 
 

[현대경제신문 박수민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론칭 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2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잇세컨즈의 실적 부진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5년 적자 전환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6년까지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32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3분기 기준 또 적자다.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야심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2년 아시아 시장 3위권에 드는 SPA 브랜드를 목표로 선보인 에잇세컨즈는 2020년까지 매출 1조5천억원 브랜드로 성장하겠다 밝힌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시장 진출은 패션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SPA 사업은 대량 생산 체계와 유통망을 갖춘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이 아닌 이상 성장 가능성이 희박해 패션 대기업조차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영역으로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에잇세컨즈는 경쟁사 중 유일하게 연매출 2천억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같은해 론칭한 신성통상 탑텐은 지난해 매출 2천억원을 달성,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에잇세컨즈는 그간 공들였던 중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에잇세컨즈의 브랜드명과 로고에는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와 색상인 8과 빨간색이 사용됐다.

에잇세컨즈는 2016년 중국 상해에 현지 법인인 ‘에잇세컨즈 상하이’와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그해 9월 약 1천100평 규모의 상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2년만에 매장을 철수했다. 현재는 온라인 유통만 하고 있다.

중국 법인의 실적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올해 3분기 에잇세컨즈 상하이와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은 각각 37억원, 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22.1%, 75.0%씩 감소한 수치다.

에잇세컨즈 상하이는 올해 3분기 3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처음으로 흑자전환 했지만 에잇세컨즈 상하이 트레이딩의 적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누적 적자가 쌓이고 있는 셈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국내외 판매가 시원찮아 재고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SPA브랜드 치고 다소 높은 가격과 애매한 디자인 차별화 등이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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